중국에 간 탈북 여성의 비극적 죽음, 북한 국경 주민에 전해져

중국인 남편·가족에게 모진 대우 받았던 그의 이야기에 "왜 진작 한국에 가지 않았냐"며 안타까움 토로

풍서 두만강 투먼 중국 지린성 양강도
19년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중국 지린성에 살던 한 탈북 여성의 비극적 죽음이 입소문을 타고 북한 국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시에도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혜산시 주민들은 안타까움과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중국 지린성의 한 외진 농촌에 살던 한 탈북 여성 A씨가 중국인 남성과 사실혼 동거를 하면서 모진 대우를 받아오다가 끝내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말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이 소식이 혜산시 국경 주민들에게도 전해져 안타까움을 샀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인신매매로 열 살 이상 어린 중국인 남성에게 팔려 가 10년 넘게 사실혼 관계에서 아이까지 낳고 살았으나 중국인 남편과 그 가족으로부터 갖은 폭력과 멸시를 당해왔다고 한다.

그는 종일 밭에서 일하고 돌아와서도 온갖 집안일에 내몰렸는데, 이에 조금이라도 힘든 기색을 하면 중국인 남편과 시어머니 등 가족들이 합세해서 폭행해 머리가 깨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 남편과 그 가족의 폭언과 폭행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졌고, 그때마다 A씨는 같은 마을에 살며 가까이 지내던 다른 탈북 여성들에게 “내가 이러려고 탈북했나”라며 울먹이며 하소연했다.

A씨는 끝내 파출소에 직접 찾아가 토로하기도 했지만, 공안은 “신분이 없는 사람의 사건은 처리해 줄 수 없다”면서 그를 되돌려보냈다. 그리고 지난달 말 A씨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A씨를 가장 처음 발견한 건 같은 마을에 살던 다른 한 탈북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공안에 이를 알리려 했으나 주변 사람들이 “괜히 나섰다간 당신도 조사받는다”며 두려움을 심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사이 A씨의 시신은 별다른 신고 절차도 없이 그냥 중국인 남편과 가족들에 의해 서둘러 매장됐다. 이후 뒤늦게 나타난 공안은 가정불화에 의한 단순 사건으로 처리해 조용히 마무리지었다.

소식통은 “A씨의 비극적인 삶과 죽음은 브로커들을 통해 국경 지역인 혜산시 주민들에게도 알려졌는데, 주민들은 안타까워하면서 ‘왜 진작에 한국으로 가지 않았냐’며 통탄해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