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 노선 다시금 각인시키는 北…보위·행정기관이 앞장

"제재는 두려움 아니라 자강의 기회" 선전…생산 단위들에서는 국산 원료 활용한 자체 생산 운동도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국경 지역.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틀어쥐고’라고 적힌 선전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이 ‘자력갱생’ 노선을 다시금 각인시키기 위한 사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28일 “이달 중순 ‘제재 풀기에 집착해 적수국들과 그 무엇을 맞바꾸는 것과 같은 협상 따위는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씀과 함께 자력갱생 노선을 확고히 견지할 데 대해 다시금 강조하라는 지시가 각급 보위·행정 기관들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마지막 날 연설에서 “제재나 힘의 시위로써 우리를 압박하고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과 도급 보위·행정 기관에서는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연설을 ‘외부에 기대려는 사상을 완전히 버리고, 철저히 자기의 힘으로 지탱하라’는 단호한 정치적 방침으로 풀이하면서 하부 단위들에 자력갱생 노선을 다시금 강조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이번 지시는 한국과 맞닿은 전략적 지역인 황해남도 배천군, 옹진군, 연안군을 비롯한 서해 연안선 일대 보위부들에 16일부로 동시에 하달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외부 의존을 합리화하는 사상 기류를 철저히 짓뭉개라”는 것이 핵심 내용으로, 현장의 보위원들은 즉시 주민 교양사업 계획을 짜고 실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 어디를 가나 ‘제재를 뚫는 우리의 힘!’, ‘남의 덕을 바라지 말라!’라는 선전 구호가 새로 도색되고 있다”면서 “보위일꾼들도 새로 편성된 학습조를 이끌고 ‘제재는 두려움이 아니라 자강의 기회’라고 선전하는 주민 교양에 돌입해 외부와의 접촉이나 교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사상 방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기관인 각 시·군 인민위원회는 이번 지시에 따라 “외부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자체 생산 강화”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걸어 자체 원료 확보, 지역 내 생산 토대 정비, 설비보수 등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각 공장에서는 수입 대체 원료 확보를 핵심으로 삼고 국산 원료 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창의혁신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국산 원료를 활용한 자체 생산 운동도 일제히 시작됐다고 한다.

또 각 단위의 계획표에는 ‘자력갱생 지표’라는 항목이 새로 추가돼, 자재의 국산화율과 생산 자립도를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는 체계가 확립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10~11월은 가을철 농촌지원과 동시에 겨울철 월동 준비가 겹치는 시기로, 모든 부문에서 자체의 힘으로 겨울을 나기 위한 자재 비축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