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배치된 청년들, 빠져나가기 급급…유인책도 소용 無

살림집 공급, 맞선 사업, 식량 및 생필품 지원에도 정착률 낮아…들어온 인원보다 나가는 인원 더 많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월 18일 “우리 청년들의 충성과 애국의 열정은 노동당 제8차 대회를 계기로 더욱 분발, 승화됐다”며 지난 2021년 초 열린 8차 당대회 이후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탄원 진출한 청년이 1만 5000여 명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생산 현장의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제대군인과 청년들을 탄광에 강제 배치하고 있다. 당국은 이들의 정착을 위해 살림집 공급, 결혼 알선, 물자 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착률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개천시 일대 탄광지구에 3~8층짜리 아파트형 살림집이 새로 들어섰다. 이 살림집들은 대부분 탄광에 배치된 제대군인과 청년들에게 배정됐지만, 실제 해당 살림집에 들어와 사는 비율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밤에 보면 불이 켜진 집이 거의 없다”며 “집은 번듯해 보이는데 사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외치고 있는 북한은 주민들을 농촌이나 산간 지역으로 분산 거주시키려 하고 있다. 특히 농장이나 탄광은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 당국은 이를 메우기 위해 여러 가지 유인책을 내놓으며 청년들을 내몰고 있다. 그러나 이에 호응하는 청년들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생산 전선이 곧 애국의 현장”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반강제적으로 청년들을 농장, 탄광과 같은 험지로 진출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안착을 목적으로 당 차원에서 살림집을 제공하고 결혼 상대를 찾아주는 ‘맞선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평안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탄광 지역에 배치된 제대군인, 청년 부부에게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식량과 생활필수품까지 공급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럼에도 험지에 잘 정착해 사는 청년은 손에 꼽는다. 실제로 개천지구 탄광연합기업소 산하의 주요 탄광 지역들에서는 최근 3년간 10여 차례의 험지 자원 진출 행사가 열렸으나 현재 남은 인원은 3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리 유인책을 내세워도 새로 들어온 인원보다 나가는 인원이 더 많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집을 받아도 완전한 자기 소유가 아닌 데다가 한 번 배치되면 대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한다”며 “결혼을 하더라도 가족은 도시에 살게 하고 혼자 사는 경우가 많다. 가족까지 데려다 고생시키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새는 탄광의 작업 환경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하는데, 그보다 생활적인 편리성 측면에서 뒤떨어지는 게 있다 보니 반강제로 탄광에 진출한 청년들은 대부분 ‘일단 3년만 버티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3년도 버티지 못하고 무단이탈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북한은 이런 이탈 현상을 청년들의 사상 문제로 규정짓고 사상 학습 강화하고 있다. 이에 현지 주민들은 “집을 줘도 달아나는 판에 사상 문제를 들먹이며 억지로 들어 앉히려 하니 누가 남아 있겠냐”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소식통은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지원을 해줘도 탄광에 살려는 청년이 없는데, 사상적인 문제를 들먹이며 청년들을 어떻게든 묶어두려고만 하니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