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국경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최근 발생한 북한군 귀순 사건이 조용히 퍼지고 있다. 당국의 단속 강화로 해당 소식은 극히 제한된 신뢰 관계 내에서만 공유되고 있어 확산 속도는 더딘 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2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 주민들 사이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으로 귀순한 군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조용히 돌고 있다”며 “이런 이야기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끼리만 조심스럽게 나누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북한 국경 지역에서는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통해 북한 당국이 전하지 않는 내부 소식과 다양한 외부 정보가 퍼지고 있으며, 이번 소식도 이러한 경로로 입에서 입으로 은밀히 전달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 속에서는 “군인 1명이 무사히 한국에 넘어갔다더라”, “잡히지 않고 넘어갔다니 다행이다”,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라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주민들은 당국의 감시와 단속에 이번 소식에 대해 입 떼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 한때 정보 교류의 중심지였던 장마당에서조차도 주민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과만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장마당이 귀순 이야기로 떠들썩했을 텐데, 누가 듣고 보위부나 안전부에 신고라도 하면 불려 가 조사를 받게 되기 때문에 지금은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탈북과 관련한 소문은 여기(북한)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 더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실정에 정보 확산이 이전처럼 빠르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알음알음 소식을 듣게 된 주민 중 일부는 코로나 이후 탈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봤다며 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는 게 힘들 때 마지막 탈출구가 탈북이었는데, 지금은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 돼 버려 지금은 누구도 쉽게 시도하지 못한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기회를 노리는 이들이 많고, 이번 귀순 사건은 그런 주민들에게 ‘나에게도 그날이 올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주민들 속에 북한군 귀순 사건이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인접해 있는 혜산시는 주민들의 외부 정보 습득이 비교적 빠른 곳인데, 역시 강화된 감시와 단속에 분위기가 전보다 크게 위축된 상태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혜산시 주민들은 북한군 병사의 귀순 배경에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요즘은 중국으로 넘어가려 해도 총살형인데, 하물며 한국으로 가다 잡히면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총살이라는 걸 누구보다 군인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그런 결심을 했다는 건 부대 내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숙제나 지속적인 압박 또는 폭행이나 가혹행위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이유야 어찌 됐든 잡히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다는 게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입 밖으로 내지는 못하지만, 자신들에게도 그런 날이 오기를 고대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북한군 병사 1명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다. 북한군 귀순은 지난해 8월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며, 현 정부 출범 후 군인 귀순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 밖 북한] 국민을 버린 ‘국민주권정부’?](https://www.dailynk.com/wp-content/uploads/2025/04/20240829_hya_억류자-가족-100x7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