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탈북민을 국가안보 차원 관리 대상으로…탈북민들 ‘긴장’

안전국·공안국에 '반간첩법 준용 관리지침' 내려져…탈북민을 잠재적 간첩으로 보고 엄격 단속 주문

야간 통제를 준비 중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공안. /사진=데일리NK

중국이 최근 자국 내 탈북민을 국가안보 차원의 관리 대상으로 분류하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중국 공안국과 안전국에 ‘반(反)간첩법 준용 관리지침’이 하달됐는데, 여기에 중국 내 불법체류 중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 출신자를 안보 관리 체계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침은 2023년 7월 1일 발효된 개정 ‘반간첩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 법을 통해 중국은 간첩 행위의 범위를 ‘국가안보 및 국가이익과 관련된 모든 정보·자료·물품의 불법 취득, 제공, 누설 행위’까지 확대하며 국가안전기관의 조사·감시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

즉 이번 내부 지침은 중국 내 탈북민을 잠재적인 간첩 행위자로 보고, 국가안보 차원에서 엄격하게 단속·관리하겠다는 목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침이 내려진 배경에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구도의 변화와 더불어 중국 내 불법체류자 관리 강화 기조가 맞물려 있다. 소식통은 “중국은 탈북민 문제를 더 이상 인도주의 시각으로 보지 않고, 안보 관리 영역으로 재분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지침은 탈북민에 대한 ▲안보 심사 실시 ▲통신·행동 기록 등 자료 제출 요구 ▲안보 위협이 확인될 경우 적법 절차에 따라 처리(추방 포함) 조치 등을 담고 있다.

소식통은 “난징, 선양, 창춘 등의 탈북민 거주 지역에서 가정 점검, 통신기기 검사가 잦아졌다”며 “현지에서는 ‘안보 심사’라는 이름의 조사가 더 늘어날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에 중국 내 탈북민 사회의 긴장감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탈북민 문제에 안보 프레임이 적용되면 일반 비법월경자, 불법체류자 사건이 간첩 관련 사건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여기 탈북민들은 이로 인해 추방 위험이 커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지금 중국 내에서는 탈북민이 단순한 비법월경자, 불법체류자가 아니라 국가안보 차원의 주요 관리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 때문인지 탈북민들이 외부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지침에 담긴 여러 가지 감시 및 관리 조치들의 집행 강도가 다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은 “지침이 모든 지역에서 일괄적으로 집행되기보다 조선(북한)과 맞닿은 국경 지역, 대도시, 내륙 소도시 등 지역별로 정치·외교적 고려에 따라 집행에서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린 반간첩법 준용 관리지침이 중국 내 탈북민 인권 문제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승주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프로파일러(정치학 박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반간첩법 제정 이후로 현지 구출가들의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 재중 탈북민을 타깃으로 하는 지침까지 마련됐다는 점은 크게 우려스럽다”며 “반간첩법 자체가 자의적 적용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법적 신분이 매우 취약한 재중 탈북민들이 온라인 활동이나 단순 정보 공유만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자국 편의적인 법안만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중국 스스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축소하는 것이라 본다”며 “재중 탈북민의 법적 보호 장치 마련을 위해 중국 당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도록 국제사회 그리고 한국 정부가 강도 높게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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