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각지에서 가을걷이가 한창인 가운데, 고질적인 농장 간부들의 알곡 빼돌리기 행위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에 파견된 사법기관 간부들까지 한통속이 돼 수확된 알곡을 몰래 빼돌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지금 농장들에서 가을걷이가 한창인데 농장의 초급당비서와 관리위원장들이 창고를 관리하는 창고장과 합세해 10톤 이상의 수확물을 챙기고, 작업반장들도 최소 5톤 이상씩 빼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을걷이를 재촉하고, 수확물을 관리하기 위해 농촌 현장에 파견된 안전원이나 검찰소 일꾼들도 농장 간부들과 짜고 곡식을 톤(t) 단위로 빼돌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구장군의 한 리(里)에서는 분조장이 탈곡장에 들어간 낟알을 자기 집으로 몰래 옮기다 안전원에게 들켰는데, 처벌은커녕 낟알 한 달구지를 안전원 집에 날라주고 무마됐다”며 “단속이 거래로 끝나는 이런 식의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농장 간부들이 수확고 판정자나 검수원과 결탁해 실제보다 적은 양을 수확했다고 신고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수확량과 신고 수확량을 다르게 해서 알곡을 빼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농장 간부들은 수확을 마무리하고 농장원들에게 분배할 때도 건조가 되지 않아 수분이 많은 상태에서 수분량을 ‘0’으로 계산해 실제보다 적은 양의 쌀을 분배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올해 분위기를 보아하니 분배 때도 이런 행위가 반복될 것으로 농장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농장원들은 “농촌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간부가 돼야 먹고 살 만하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군당위원회에서 근무하다 농장 초급당비서가 된 한 간부는 눈에 띄게 생활이 윤택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그 간부는 군당에 있을 때 배급으로 겨우 살아가던 사람이었고, 그 안해(아내)는 장사 밑천조차 없어 아무 일도 못 했는데, 농장에 내려온 지 2년 만에 6000위안짜리 오토바이를 사고 3000위안짜리 텔레비전과 컴퓨터까지 샀다”며 “그러니 농장원들은 ‘저 물건들 산 값이 강냉이(옥수수) 10톤’이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해당 간부가 농장에서 빼돌린 알곡으로 개인 주머니를 채워 장사 등에 필요한 운송수단이나 세간살이를 샀다며 수군대고 있다는 얘기다.
하루 종일 농사일로 구슬땀을 흘려도 가을에 가서 제대로 분배조차 받지 못해 제대로 끼니도 잇지 못할 만큼 빈궁한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농장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간부들만 잘사는 썩은 사회”라며 허탈해하고 있다.
소식통은 “한 농장원은 가을은 간부들이 주머니를 불리는 간부들의 계절이라면서 이런 생각을 하면 농사를 잘 지어야겠다는 마음이 싹 사라진다고 토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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