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창건일 계기 ‘8·3노병’ 배려하라는 지시에 간부들 회의감

전승세대 개념 확장하는 北…주민들도 "진짜 노병들이 땅속에서 벌떡 일어나겠다" 격한 반응 보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28일 평양에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2주년을 기념하는 상봉모임과 예술 공연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지난 7월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기념행사에 참가했던 ‘8·3노병’들에 대한 배려가 당 창건일을 계기로 계속 이어지고 있어 내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6일 데일리NK에 “올해로 80돌(주년)인 당 창건 기념일을 맞으며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가했던 8·3노병들을 잘 챙기라는 중앙의 지시가 이달 중순 도당위원회에 내려졌다”며 “현지 일꾼들은 가짜를 내세워 정치에 활용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승절 기념행사에 실제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8·3노병들이 참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 속에서 다소 논란이 일었는데, 당 창건일을 맞으며 또다시 이들을 배려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전쟁 당시 직접 총을 들고 나서지는 않았지만, 후방에서 원호 활동을 했던 8·3노병들을 통해 ‘전승세대’의 개념을 확장하라는 것이 당의 요구”라며 “그 연장선에서 8·3노병들을 체제의 계승을 상징하는 새로운 전승세대로 공고히 자리매김하도록 하라는 것이 이번 지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 8·3노병들에게 공급할 물자 준비를 철저히 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내려진 뒤 평안남도는 각 연관 단위에 물자 분담 과제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 단위의 간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한편으로 이들은 미묘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고지식한 일부 간부들은 중앙의 지시를 충실히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간부들은 국가 건설뿐만 아니라 도 건설에 따른 물자 보장도 힘들고 어려운 세대들을 구제 하기도 바쁜데 8·3노병들을 위한 물자까지 준비해야 하니 피곤하다는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간부들은 “실제 총을 잡지 않은 이들이 계속 대접을 받으면 진정한 혁명 전통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가짜들이 진짜 노병 행세하다가 전쟁에 나가 싸운 사람으로 둔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및 조롱 섞인 말을 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당 창건일을 계기로 한 8·3노병에 대한 배려는 단순한 우대사업 문제가 아니라 체제의 정통성과 혁명 정신의 계승에 대한 근본적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어 내적으로 정치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반 주민들 역시 이번 사업에 대해 불만과 회의감이 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실제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이들이 군복을 입고 훈장까지 단 것도 모자라 선물까지 받는다는 것에 반발하고 있으며, 특별히 진짜 전쟁노병의 자식들이 더욱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진짜 노병들이 땅속에서 벌떡벌떡 일어나겠다’라는 식의 격한 반응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고, ‘고령으로 이미 세상을 떠난 실제 참전 노병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전쟁 때 총을 들고 싸우지는 않았어도 군인이나 국가를 위해 나름대로 활동했던 이들이 이제라도 대접을 받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이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7·27 전승절 행사에 실제 참전하지 않은 ‘8·3노병’도 섞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