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아소·유치원 지원 실태 검열하러 중앙서 구루빠 내려와 ‘긴장’

구루빠 성원들이 현장 돌면서 꼼꼼히 눈으로 확인…돈 없어 시설에 못 보내는 데 대한 대책은 없어 실망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본부유치원. /사진=데일리NK

8~9월 탁아소·유치원 지원 월간을 맞아 관련 지원 사업이 잘 집행됐는지를 검열하기 위해 황해남도 해주시에 중앙에서 파견한 구루빠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탁아소·유치원 지원 사업의 집행 정형(실태)을 검열하기 위해 중앙에서 직접 검열 구루빠를 파견했고, 황해남도의 경우에는 지난 12일 도 소재지인 해주시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8월과 9월을 탁아소·유치원 지원 월간으로 지정해 단위별 지원 사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발성에 기초해 탁아소·유치원을 지원하도록 하고 그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해서 올려보내는 형식이었는데, 올해는 지원 단위를 명확히 지정하고 집행 책임성을 강화하라는 중앙의 방침에 따라 특별히 구루빠가 파견돼 실태 검열에 나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에 당 및 행정기관 간부들은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검열 구루빠가 해주시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도(道) 당위원회와 인민위원회를 찾아 “지원 사업이 실제 아이들의 생활에 얼마나 닿고있는가”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검열에 들어가면서 간부들의 긴장감이 배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루빠는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일단 통계자료 검열부터 진행했는데, 일부 제대로 지원되지 못한 단위들을 지적하면서 “지원 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더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급히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해 도 인민위원회 간부들이 즉석에서 대책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구루빠는 “아이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 곧 나라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며 해주시 중심에 있는 한 탁아소를 찾아 아이들의 점심 식단이나 장난감·침구류·난방시설까지 살펴보는 등 직접 눈으로 꼼꼼히 확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예년과 비교해 올해 달라진 것은 첫째, 단위별 지원 대상이 지정돼 이제는 어느 곳이 어느 시설을 책임지는가가 명확해졌다는 점이며 둘째, 검열 방식이 훨씬 실무적으로 바뀌어 보고만을 신뢰하지 않고 현장의 교양원들이나 아이들에게 직접 묻고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어느 단위에서 지원했는지 이름까지 다 공개돼 책임성이 강해지다 보니 이전보다 물자도 더 다양해지고 질도 좋아졌다는 게 현장의 탁아소·유치원 일꾼들의 공통된 반응”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속에서는 경제적인 여건이 안 돼 아이를 탁아소나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이 여전히 많은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끓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탁아소나 유치원에 아이들을 맡기자면 아이들이 먹을 것이나 아이들이 쓸 물품을 부모가 알아서 마련해야 한다”며 “그게 힘들어 아이들을 집안에 가둬두고 문을 잠그고 일하러 나서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에서 내려온 구루빠가 이런 상황에 놓여 있는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으나 그들도 말문이 막혀 한숨만 쉬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조금 나은 아이들이 가는 탁아소·유치원에 대한 지원보다 돈이 없어서 탁아소·유치원에 못 가는 아이들을 무료로 탁아소·유치원에 보내주는 게 진정한 지원이 아니겠느냐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