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내각이 최근 평양시 인민위원회에 벌이버스 운행 질서를 바로잡고 요금 체계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가가 정해 놓은 운임 비용 즉, 국정 요금과 벌이버스 요금의 차이를 줄이고 벌이버스 운행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평양시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지난 3일 평양시 인민위원회에 벌이버스 요금 통제에 관한 내각 행정 지시가 내려왔다”며 “이번 지시는 지난 4월 전국 도·시·군 인민위원회에 하달된 벌이버스 관련 지시의 후속 조치”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월 내각은 전국 각지에서 운행되는 벌이버스의 요금을 지역별로 조사한 뒤 적정 요금을 책정하고, 이를 각 지역 인민위원회가 관리·통제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는 치솟는 벌이버스 요금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벌이버스는 국가가 운영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장한 민간 주도의 운송수단이다. 평양 시내 노선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를 잇는 장거리 노선까지 운행되고 있어, 북한 주민들에게는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운송수단으로 자리잡혀 있다.
벌이버스는 개인이 기관 명의로 차량 등록을 해놓고 차량 운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기관에 납부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그러다 보니 요금도 시장 기준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고 있다. 환율과 기름값이 오를 때마다 벌이버스 요금도 오르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벌이버스 요금 단속을 시작하면서 버스표 판매원들은 일단 국정 요금으로 표를 끊어주고 뒤에서 실제 요금을 현금으로 따로 받고 있다고 한다. 벌이버스 요금과 관련된 내각의 조치가 시행되면서 요금을 이중으로 징수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취재에 의하면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약 225㎞ 구간의 벌이버스 국정 요금은 북한 돈으로 12만원이지만, 실제 내야 하는 요금은 30만 원이 넘는다. 소식통은 “판매원이 ‘표는 12만 원인데, 실제는 30만 원’이라고 당당히 말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주민들은 이 같은 이중 요금 징수에 별다른 불만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정 요금과 실제 요금의 차이가 큰데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며 “돈을 더 내더라도 제때 운행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면 그게 좋은 것 아니겠냐는 인식이 박혀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예전에는 길가에서 비를 맞거나 더위 또는 추위를 참아가며 오랜 시간 버스를 기다렸는데 벌이버스가 등장하고 난 뒤에는 그러지 않아도 돼 비싼 요금에도 만족도가 높다”고 부연했다.
한편, 국가의 벌이버스 운행 통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벌이버스의 국유화·공유화 시도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보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국가는 사실상 개인의 벌이버스 사업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며 “기관은 개인에게 차량을 등록하게 해주고 운행 수익의 일부를 취해 국가 계획분으로 납부하는 구조가 이미 고착돼 있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개인도 좋고 국가도 좋은 구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벌이버스를 운영하는 것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유동 편의를 높이는 데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며 “다만 돈대(환율)와 기름값 변동에 따라 요금이 자꾸 치솟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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