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소비 시장 양극화 점점 뚜렷…상류층은 수입산, 하층민은 국산?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주민들은 수입산 찾아…구매 여력 없는 주민들은 국산도 감지덕지

평양시 평천구역 일대의 한 시장에 펼쳐진 상품들. 곳곳에 진열된 일본산 제품들이 눈에 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내 소비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주민들은 단가가 비싸고 품질이 뛰어난 수입품을, 그렇지 않은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품질이 떨어지는 국산품을 찾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1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양의 상점과 시장들에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이 꽉꽉 들어차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종류나 가짓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지만, 소비되는 속도를 보면 확실히 수입산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구매 여력이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수입산 식료품이나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미 수입산에 길들여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주민들에게 국산은 욕구를 만족시켜 줄 정도가 못 된다”며 “시장에서 중국산 샴푸는 내화(북한 돈) 12만원, 일본산 샴푸는 15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국산은 5~7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품질에 대해서는 ‘확실히 우리 것은 머리를 감아도 청량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가격이 두 배여도 수입산이 낫다는 인식이 굳건하다”며 “하다못해 연필이나 학습장도 국산보다 수입산을 찾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상점이나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국산품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주민들이 주 소비자가 되고 있다.

소식통은 “돈 있는 사람들은 국산을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것(국산품)도 감지덕지”라며 “양잿물에 쌀겨 등을 섞어 자체로 비누를 만들어 쓰거나 질 낮은 종이를 묶어 만든 공책에 쉽게 부러지는 꽁다리 연필을 쓰던 이들에게는 당연한 반응”이라고 했다.

이어 소식통은 “먹고 살기 급급한 사람들은 눅은(싼) 국산 제품도 최대한 아껴 쓰면서 펑펑 소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점이나 시장들에서 국산보다 수입산이 더 빨리 빠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생활에 조금만 여유가 생겨도 수입산을 찾아 수입산은 재고가 많이 남지 않고 순환이 빠른 반면, 국산품은 구매 여력이 떨어지는 주민들이 주 소비층이다 보니 아무리 싸다고 해도 금방금방 소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들에는 이제 국산처럼 여겨지는 중국산 제품에 이어 일본, 동남아, 러시아 제품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결국 소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수입산이고, 국산은 하층민의 최후 소비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북한 내 경제적 양극화, 사회 전반의 빈부격차와 계층 격차를 여실히 드러내 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