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아트’ 따라 해 손발톱에 물감 칠했다가 공개 비판 무대에

만경대학생소년궁전 강당서 사상투쟁회의…학생 12명 무대 세워져 비판 받고 부모들까지 망신 당해

북한이 제작한 ‘수도에서 온갖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강도 높이 벌려나가자’는 제목의 영상물 화면 캡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혐의로 대중 앞에서 공개 비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최근 평양에서 일부 청소년들이 ‘네일아트’를 따라 해 손발톱에 물감을 칠했다는 이유로 공개 비판 무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 만경대학생소년궁전 강당에서 평양시 교육부와 만경대구역 안전부가 주도한 사상투쟁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11세부터 17세까지의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소조원들과 전체 소조 교원들이 소집됐다.

회의에서는 평양 시내 여러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의 손발톱에 물감을 칠해주는 사례가 보고됐는데, 이러한 행위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소조원들로부터 확산된 것으로 지목됐다, 그리고 이를 두고서는 “사회주의적 규율을 흐리는 부르주아 연애 놀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한다고 선전하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 같은 행동은 사상적 일탈”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후 무대에는 이 같은 행위를 한 12명의 학생이 불려 나왔는데, 이날 이들은 다른 소조원들과 교원들로부터 공개 비판을 받은 뒤 자백과 반성 형식의 자아비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일부 소조원들과 교원들 속에서는 손발톱에 물감을 칠하는 행위가 이렇게까지 비판받을 일이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손발톱에 봉선화 꽃잎으로 물을 들이는 오래된 풍습이 있고, 여기에는 연인과의 사랑에 관한 속설도 있어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일인데, 이를 사상적 일탈로 규정하며 공개 비판까지 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더욱이 학생들이 손발톱에 칠한 물감 색깔이 튀거나 화려한 색상이 아니라 연한 핑크색 정도였음에도 너무 과민하게 반응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공개 비판을 받은 12명의 학생은 이번 회의 이후 소조원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당국은 해당 학생 부모들의 직장과 인민반에도 이번 사안을 통보해 부모들까지 공개 망신을 당하게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학생은 물론 그 부모들에게까지 사회적으로 치명타를 입힌 셈이다.

이번 일이 소문으로 퍼지자, 일부 주민들은 “학생들의 사소한 행태나 놀이까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어린 청소년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통제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몇몇 주민들은 아이들의 단순한 호기심과 재미에서 비롯된 일을 자본주의 사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며 국가가 어린 청소년들의 사상을 단속하기 위해 과도한 통제와 처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