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업공장 성과 선전하는데 현실은…“내복 걸레로도 못 써”

현실에선 생산 차질과 생산품 품질 저하 문제 나타나…김형직군 지방공업공장에 검찰소 검열 붙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12일 “20개 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이 김형직군에서 첫해 목표의 완벽한 달성을 알리는 승전포성으로 터져오른 오늘의 이 경이로운 소식, 얼마나 기다려온 순간인가”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른 지방공업공장 건설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공장의 생산 차질과 생산품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공장의 생산 정상화를 압박하려 검찰기관을 동원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2일부터 도당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도 검찰소가 김형직군 종합공장(지방공업공장)을 검열하고 있다”며 “식료공장과 일용품공장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원인을 밝혀내고 당 창건일(10월 10일)을 앞두고 반드시 생산 정상화를 이루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김형직군 지방공업공장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이 제시된 첫 해(2024년) 과업 중 가장 마지막인 20번째로 완공된 공장이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은 매년 20개 군(郡)씩 10년 동안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인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이를 발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방이 자체로 발전하는 새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하며 정치적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2월 완공된 김형직군 지방공업공장은 지난 4월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기념일을 맞아 군내 주민들에게 세숫비누(2500원), 치약(2000원), 칫솔(1000원), 운동화(2만 원), 옥수수눈기름(1만 2000원), 콩기름(1만 5000원), 내복(8000원) 등을 국정가격으로 공급했다.

하지만 이후 “내복은 걸레로도 못 쓸 정도”라는 등 생산품의 낮은 질을 두고 주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이러니 누가 국산 옷을 사 입겠느냐”며 비아냥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마저도 공장은 이후 사실상 멈춰 섰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식료공장은 한 달에 일주일 정도만 가동됐고, 생산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공업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생산품조차 주민 생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소식통은 “기초식품이나 옷 같은 것은 여전히 장마당에서 산다”며 “이미 전에도 식료공장이나 일용품공장, 옷공장이 있었으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활에 보탬이 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형직군 지방공업공장에 대한 도 검찰소의 검열이 시작되자, 현지 주민들은 “공장 간부들만 또 마음 졸이게 생겼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 검찰소가 움직이는 건 단순한 게 아니라 간부 1~2명은 처벌 주겠다는 조치”라며 “간부들의 형식주의적 사업 태도와 생산품의 불법 유통 문제가 주요 검열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지방공업공장 성과 선전에 골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자 1면 보도에서 “20개 시, 군의 새 지방공업공장들에서는 수십일간의 시험생산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생산에 진입한 지난 4월부터 시작해 7월까지 생산액과 순소득액에서 이전의 공장들이 운영되던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놀라운 장성을 가져왔다”고 선전했다.

또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생산된 갖가지 질좋은 제품들은 상업망들을 통해 주민들에게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며 “20개 시, 군의 소재지와 농촌마을의 상점들은 자기 고장의 새 공장들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날마다 흥성이고 있다”고 했다.

북한 당국은 성과를 수치로 포장해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현실의 주민들이 체감하는 것은 질 낮은 제품과 멈춰 선 공장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 당국이 허울뿐인 성과를 부각할수록 현실과의 괴리만 뚜렷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