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을 맞은 가운데,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대화가 부쩍 늘고 있다. 다만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세대 간 의견차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된다.
14일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올해로 80주년이 되는 ‘조국해방의 날(8·15, 광복절)’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행사 준비에 나서자 주민들 사이에서 ‘통일’을 언급하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북한은 일본의 패망과 해방을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의 결실로 강조하면서 8·15를 기념한 각종 정치·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소식통은 “8·15는 김일성 수령이 조선(북한)을 해방시킨 날이면서 언젠가 반드시 통일이 이뤄진다는 믿음을 되새기는 날이었다”며 “지금은 국가가 ‘통일’이라는 말을 아예 없애 버렸지만 아직도 노인들은 이날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통일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2023년 12월 말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남(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밝힌 이후 ‘통일 지우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비교적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통일되는 날을 보고 눈을 감을 줄 알았는데, 불가능한 일이 됐다”, “수령님(김일성)이 며칠만 살았어도 통일은 이미 됐을 것”이라는 등의 말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통일과 관련된 노래를 조용히 흥얼거린다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하지만 젊은 층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기성세대와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청년들은 “원래부터 언제 될지도 모르는 통일이었는데, 왜 아직까지도 통일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통일을 안 하는 게 차라리 잘 된 일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 청년들은 “어차피 통일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인데 마음대로 오가지도 못할 곳을 적국으로 보는 게 무슨 문제가 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북한 당국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날씨 방송에 등장하는 한반도 ‘반쪽 지도’가 북한 주민들의 ‘통일’ 논의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조선중앙TV 날씨 방송에 반쪽 지도가 등장하면서 이를 언급하는 북한 주민들이 부쩍 늘었는데,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소식통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언제가 통일은 반드시 온다’는 말을 들어왔고 또 통일이 쉽게 되지 않는다 해도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는데 TV나 선전물에서 남쪽이 빠진 반쪽짜리 지도가 나오면서 충격과 허탈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날씨 방송에서 북한 영토만 표시된 반쪽 지도를 보며 통일이 멀어졌다는 현실을 체감한 주민들은 한동안 체념에 잠겼다고 한다.
소식통은 “아무리 국가가 ‘통일’이라는 글자를 지우고 지도를 반으로 갈라도 주민들 가슴 속의 ‘한민족’과 ‘통일’에 대한 생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세대별로 통일에 대한 시각 차이는 있어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기억 속에서 통일에 대한 생각 자체를 지우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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