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길거리에서 장사 활동을 하는 노점상들 사이에 차양막 수요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가격이 비싸 실제로 사서 설치하는 노점상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서는 올해 여름에 햇빛을 가리는 막(차양막)을 찾거나 문의하는 길거리 장사꾼들이 특히 많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가릴 것이 변변치 않으면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노점상들은 여름에 햇볕이 강하게 내리쬘 때면 우산으로 판매 물건을 가리고 자신은 그늘로 피해 있거나, 일부는 우산을 하나 더 챙겨 햇빛 차단막으로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노점상들은 차양막을 구매·설치해 장사를 이어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차양막 가격이 너무 비싸 사지 못하고 우산으로 겨우겨우 햇볕을 막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운 날씨에 장마당이나 상점, 밀무역 업자들에게 차양막을 문의하는 노점상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돼 판매되는 차양막은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코로나19 이전 250~600위안 수준이던 가격이 현재는 400~900위안으로 최소 150위안에서 최대 300위안까지 오른 상태다.
그러다 보니 소득이 많지 않은 길거리 장사꾼들이 차양막을 구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10명이 가격을 문의한다고 하면 실제 사는 사람은 1명이 될까 말까 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날씨 탓에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얼음을 파는 장사에 뛰어드는 주민들이 크게 늘었다. 이런 장사에 뛰어든 주민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청년층으로 전해졌다.
일단 판매하는 품목 특성상 차양막이 없으면 장사하기가 어렵고, 차양막이 경제적 형편을 드러내는 하나의 지표가 되다 보니 외부 시선에 민감하거나 무시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젊은 노점상들은 차양막을 외상으로라도 사서 설치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길거리 아이스크림 장사를 시작한 혜산시의 한 30대 청년은 “물과 관련된 장사가 돈이 잘 된다고 해 고민 끝에 친척을 통해 중국에서 아이스크림 기계를 들여와 지난 7월부터 장사를 시작했다”며 “길거리 장사는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돈이 없어 보이면 함부로 대하는 분위기여서 해 가림막을 외상으로 설치했고 한 달 만에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노점상이 차양막 없이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생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소식통은 “길거리 장사꾼들은 자신보다 상품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얼굴이 까맣게 타고 피부가 벗겨지는 열악한 조건을 감내하면서도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햇빛 가리개 수요 높은데 비싸서 사지 못하니 조만간 눅은(싼) 가격의 임가공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큰데, 조금 덜 튼튼하고 모양이 곱지 않더라도 아마 찾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