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질병 방치하는 개천교화소, 수감자 사망 잇따라

북한 수감시설 일러스트. /일러스트=DALL.E(AI 이미지 제작 프로그램)

최근 평안남도 개천교화소 수감자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무더위로 개천교화소 수감자들 가운데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영양실조 상태로 방치되다가 결국 사망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일부 수감자의 몸에서는 벌레에 물린 자국이나 구타로 곪은 상처들이 발견된다고 하는데, 이는 북한 교화소 내 열악한 환경과 관리 부실이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영양실조와 급격한 체중 저하, 탈수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심각한 부정맥 증상을 보이다가 숨졌다고 한다.

국제사회에도 북한 교화소는 일반적인 상식에서 생존이 불가능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수감자들은 극히 열악한 급식 조건과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에서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고, 극심한 강도의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더위를 오롯이 견디며 살아남는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개천교화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 전역의 교화소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이들은 평소 몸이 아프고 병에 걸려도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받거나 약을 먹는 것은 생각조차 못 한다. 아파도 예외 없이 다른 수감자들과 마찬가지로 강제노동에 나서야 한다.

북한 법에는 병보석 제도(형사소송법 제185조)가 존재하지만, 권력과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주민의 인권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시당하는지, 북한 사회의 고통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실이다.

개천교화소는 주민들이 생존 자원에 접근하지 못해 굶주림과 질병으로 고통받다 죽어가는 북한 사회의 구조를 그대로 축소해 놓은 모습이다. 북한 사회 전체가 말 그대로 “철창 없는 감옥”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 노동당과 권력자들은 더 이상 말로만 인민을 위한다고 외치지 말고, 교묘하고 노골적으로 자행하는 비인간적이며 야만적인 학대를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