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다가오자 ‘단고기’ 수요 급증…가격도 연일 상승 중

북한에서는 여전히 개고기가 여름철 대표 보양식…개 장사꾼들 웃돈까지 얹어가며 물량 확보 혈안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2년 7월 17일 “경성 단고기(개고기)집이 청진시에 일떠선 때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겨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무더운 삼복철에 제일 흥성이는 곳은 아마도 단고기 요리를 전문으로 봉사하는 단고기집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초복(7월 20일)이 다가오면서 북한에서 단고기(개고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촌에서도 개를 키우는 집이 적어 공급량이 줄면서 관련 업자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11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이달 들어 함흥시에서 개나 단고기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다”며  “초복이 다가오면서 단고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개 식용 금지법(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도 제정되며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에서는 여전히 개고기가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복날에 맞춰 개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물리치고 보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어,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삼복 철에 한 번쯤은 날을 잡아 개고기를 먹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렇게 주민 수요가 있다 보니 매년 여름철이면 북한 전역에서 개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식통은 “지난달 말까지 kg당 25위안(한화 약 4700원) 수준이던 단고기 값이 최근에는 28위안(약 5300원)으로 올랐다”며 “아마 초복 무렵이 되면 35위안(약 66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전문 개고기 식당들도 초복을 앞두고 매출을 올리려 미리미리 물량 주문에 나서고 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개고기를 kg 단위로 구입해 조리해 먹는 일이 흔해 초복이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치솟고 물량 확보도 쉽지 않아 식당에서 개 장사꾼들에게 서둘러 물량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흥시의 개 장사꾼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농촌 마을을 직접 돌아다니고 있다. 도시에는 개를 키우는 주민이 많지 않으나 그나마 농촌에는 개를 키우는 집들이 있기 때문이다.

양강도 혜산시의 개 장사꾼들도 농촌을 돌며 웃돈을 얹어서라도 개를 확보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혜산에서는 최근 밀무역이 활기를 띠고 시장 분위기도 좋아지면서 올해 삼복에 개고기를 찾는 주민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개 장사꾼들이 물량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양강도 소식통은 “밥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만 돼도 누구든지 여름철에 단고기를 사 먹는데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면 단고기 사 먹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겠나”라며 “실제로 초복이 다가오면서 장마당에서 단고기 값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