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 ‘청년 분조’ 운영해도 청년들의 농촌 이탈은 계속

제도적, 심리적 지원에도 무단이탈…청년들 붙잡으러 다니는 게 농장 초급일꾼들 주된 일이 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평안북도 60여명의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의 주요 전구로 탄원(자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농촌 안착을 위해 각 농장에 청년들로만 구성된 청년 분조를 조직하도록 하고 있으나 여전히 청년들은 농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탈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은 “올해 상반기 룡연군의 한 리 농장 청년 분조에서 무단이탈한 인원이 6명이나 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농장들에서 제대군인이나 청년들로 분조 단위를 만들어 놓으면 2년도 채 안 돼 절반이 떠나가는 게 지금 여기(북한) 농촌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룡연군은 수년 전부터 농촌 지역 일대에 제대군인 마을을 조성하고 이들에게 살림집을 제공해 살게 하면서 농촌의 근간이 될 열성 청년들로 키우겠다며 각 농장에 제대군인 청년들로만 구성된 ‘제대군인 분조’를 운영하도록 해왔다.

그러다 점점 일반 청년들도 제대군인 분조에 포함돼 넓은 의미에서 ‘청년 분조’로 바뀐 상황인데, 처음엔 의욕을 드러내던 청년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농촌에서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것이 다반사고, 실제로 청년들의 농촌 무단이탈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각 농장의 청년 분조 운영은 매년 반복되는 북한 당국의 식량 증산 강조에 호응해 일손이 모자란 농촌들에 제대군인 등 청년들이 속속 배치되면서 청년들의 농촌 안착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시작됐다.

비슷한 연령대의 청년들을 묶어 하나의 분조에서 함께 일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협동심과 경쟁심이 생겨나고 농사일에서도 의욕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으로 농장 간부들은 청년들의 생활적인 문제와 작업에서의 어려움들을 하나하나 세심히 살피면서 이들이 농촌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적, 심리적 지원에도 청년들이 고된 노동과 생활난을 버티지 못하고 농촌에서 이탈하는 사례들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에 농장들에서는 청년들에게 농사 대신 축산이나 경비 등 유동성 있는 일을 맡기는 등 대안을 모색해 왔지만, 이마저도 청년들의 이탈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그동안 청년 분조 같은 단위를 조직해서 얻은 성과라고 해봐야 분조 안 몇 명의 열성분자들을 초급일꾼으로 뽑아 등용하면서 농촌에 안착하도록 한 것이 전부”라며 “하지만 출신성분 등을 이유로 애초에 자리에 관심도, 의욕도 없고 ‘더 올라갈 데도 없다’며 그저 체념하는 청년들이 훨씬 더 많고 그런 청년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들은 생산량 확대를 압박하거나 통제를 조금이라도 강화하는 조짐이 보이면 바로 농촌을 뜨려는 움직임들을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작업반 당 세포비서나 청년동맹 비서, 선전원 같은 농장의 초급일꾼들은 무단이탈한 청년들을 수소문하고 붙잡으러 다니는 게 주된 일이 됐고, 그래서 본래 해야 하는 업무가 마비되고 있다”며 “농장의 현실은 말 그대로 개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