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밀수 중단에 중고차값 ‘껑충’…‘패닉 바잉’ 조짐도

국가 밀수 중단되면서 한 달 새 1만 5000~2만 위안 올라…차량 보유하고 있는 업자들에겐 호재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일대에서 이뤄지던 국가 주도 밀수, 일명 국가 밀수가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가량 중단되면서 수입 중고차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밀수 중단에 따라 공급량이 줄어들자, 관련 업자들이 이를 기회 삼아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최근 혜산시에서 국가 밀수를 통해 반입된 중고 차량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국가 밀수가 중단된 지 한 달이 다 돼가면서 중고 차량이 수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업자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내 중고 승용차 1대 가격은 한 달 새 7만 위안에서 8만 5000위안으로 1만 5000위안이나 올랐다. 중고 짐차(트럭)나 롱구방(승합차)의 경우에는 2만 위안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가 밀수가 끊기기 직전 차량을 들여온 밀무역 업자들과 이들로부터 차량을 도매해 되파는 도매업자들이 차량이 추가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노리고 가격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량을 구매하려는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사야 할지, 아니면 가격이 다시 내려갈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차량 금액이 적지 않아서 오른 가격에 선뜻 구매하겠다고 나서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다만 “국가 밀수가 언제 재개될지 모른다”, “차량을 사려면 지금 사야한다”는 등의 말이 퍼지고 있어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차량 부품 가격도 동반 상승해 한 달 새 평균 500위안 정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차량과 부품의 공식적인 수입이 불가능해 비공식적인 국가 밀수를 통해 이를 반입해 왔다. 실제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일대에서 차량 밀수가 이뤄져 왔으나 약 한 달 전부터 밀수가 중단되면서 차량과 부품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소식통은 “차량 부속품은 품목에 따라 몇백에서 몇천 위안 가격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적지 않은 밑돈(자본)이 필요한 장사라 이런 장사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돈주에 속한다”며 “차량 부속품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유지되는 품목 중 하나인데, 요즘은 그래서 차량 부속품 장사를 하는 돈주들이 더 큰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국가 밀수 중단이 일부에게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지만, 또 다른 일부는 자금이 중국에 묶이면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혜산시 일대 국가 밀수가 중단돼 중국에 보낸 자금이 묶인 일부 밀무역 업자들이 속앓이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혜산 일대 국가 밀수 보름 넘게 중단…돈 묶인 업자들 ‘속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