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쌀값 1만원 넘어섰다…2009년 조사 이래 처음

평양 시장 쌀 가격 2주만에 9600원→1만 2000원으로 25% 급등…원·달러 환율도 12% 올라

양강도 혜산 인근 노점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과일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 시장 물가 급등세가 심상치 않다. 쌀 가격의 경우 2주 만에 25% 이상 급등하면서 본보가 물가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북한산 쌀 1kg은 1만 20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5일 당시 가격(9600원)보다 25% 급등했다.

다른 지역의 쌀 가격도 평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7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 시장의 쌀 1kg 가격은 1만 2100원, 1만 2400원으로 2주 전과 비교할 때 각각 27.4%, 26.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화폐개혁 이후 북한 시장 쌀 가격이 이렇게 큰 폭으로 상승하고, 또 1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기준 평양 시장의 옥수수 1kg 가격은 직전 조사 때보다 12.5% 오른 4500원에 거래됐고, 같은 날 신의주와 혜산 시장에서는 옥수수 1kg이 4600원, 4700원에 거래돼 앞선 조사 당시와 비교해 각각 12.2%, 11.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절기상 시장의 식량 공급이 부족해지는 때인 데다가 최근 농촌 총동원령으로 시장 통제가 강화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농촌 총동원으로 시장 개장 시간이 대폭 축소됐고, 물품을 운반하는 벌이차도 오후 4시 이후에만 운영할 수 있게 하면서 물자 유통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북한은 각지 농촌에서 기본 면적의 모내기가 성과적으로 결속됐다고 선전했으나 아직 모내기가 끝나지 않은 지역도 있고, 모내기 전투 직후 곧바로 남새(채소) 전투를 이어가는 곳들도 많아 이달에도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물건을 팔거나 전화 주문하면 배달을 해주는 식으로 상행위하는 장사꾼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집에서 곡물이나 공업품, 생필품, 연유(燃油) 등을 파는 비공식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시장 가격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시장이 음지화될수록 다양한 가격 정보가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비공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시장의 외화 환율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북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 환율은 2만 7700원으로,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5일 당시 환율(2만 4700원)보다 12.1% 급등했다. 7일 신의주와 혜산에서도 1달러가 북한 돈 2만 78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각각 12.4%, 11.7% 상승했다.

원·위안 환율은 달러보다 상승폭이 작았는데, 7일 기준 평양, 신의주, 혜산의 북한 원·위안 시장 환율은 직전 조사 때보다 5%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북한 시장에서 내화 가치가 떨어지고 외화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으로 평가된다.

최 연구위원은 “북한에서는 상품의 가치를 평가할 때 쌀 1kg의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는 경우가 많은데, 내화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재화의 가치를 매길 때 더 많은 쌀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환율이 불안정할 때는 쌀 가격이 더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