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 주둔하고 있는 9군단 산하 부대들이 부업 농사에 필요한 종자를 마련하기 위해 군인들을 조용히 휴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청진시에 주둔하는 9군단 소속 부대들이 올해 부업지 농사에 필요한 종자를 비롯해 물자들을 미리 확보한다고 했지만, 어림없이 부족해 병사 개개인들에게 종자확보를 호소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부대들은 당장 백태콩 씨붙임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종자가 턱없이 부족하자 일부 군인들에게 며칠간의 휴가를 주는 대신 콩 종자를 확보해 올 것을 요구했다.
이는 9군단 지휘부의 지시 사항으로, 지휘부는 지난 1일 각 산하 부대에 콩 종자를 보장해 줄 수 있는 군인들만 조직해서 고향으로 휴가를 보내되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집행하도록 하라는 내적인 지시를 내렸다.
이에 각 부대는 집안이 경제적으로 여건이 되는 군인들을 중대별로 최대 2명씩 선발해 인솔 군관과 함께 조용히 귀가 시켰고, 15일까지 콩 200kg 혹은 그에 맞는 현금을 준비해 오도록 했다.
앞서 9군단은 이번 지시를 내리면서 “이것은 표창 휴가도 아니고 부대의 부업지 농사에 필요한 물자 부족으로 이뤄진 내적인 휴가로 절대 비밀에 붙이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특히 종자확보를 위한 휴가라는 이야기가 퍼지는 순간 담당 행정 지휘관들도 문제시될 것을 각오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각 부대에서는 선발된 군인들에게 종자확보 명목의 휴가라는 점을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 문병하러 간다는 등 적당하게 이유를 꾸며서 다른 군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할 것을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경제적으로 월등한 병사들은 군 내부 과제를 수행하면서 1년에 2번 이상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님을 뵙고 오는데 반해 가정 환경이 어려운 병사들은 10년 군복무 기간에 한 번도 고향에 다녀오지 못한다”며 “이것이 병사들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으니 이를 차단하기 위해 군단이 비밀리에 이 일을 조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병사들은 부대에서 내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나간 것이라는 걸 모두 다 눈치채고 있다”며 “입대 후에 한 번도 고향에 다녀오지 못한 병사들은 일부 병사들이 보이지 않은 시점 이후로 계속 우울한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