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재교육강습소 불시 수업 점검에 눈살 찌푸리는 교사들

예고 없이 들이닥쳐 수업 참관하고 진도표·교수안 확인…교사들 "강습소는 그냥 검열기관일 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함경북도 교수강습소에서 우수한 교수 방법을 창조하기 위한 토의를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교육 당국이 상반기 교육사업 총화를 앞두고 교원재교육강습소를 통한 불시 학교 수업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이를 과도한 간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2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 교육 당국은 이달 초 ‘도 교수강습소의 지도 아래 각 시·군 교원재교육강습소는 역내 학교들을 임의로 방문해 교원들의 교수 자료를 점검하고 수업도 참관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이는 내각 교육위원회의 상반기 교원 평가와 맞물려 진행되는 것으로, 교사들의 능력을 평가하고 급수를 조정하려는 도 교육 당국의 의도가 담겼다는 전언이다.

교원재교육강습소는 각급 학교들의 교사 재교육뿐만 아니라 연중 수시로 교사들의 수업 상태를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강습소는 검열 명목으로 불시에 학교 현장을 찾아 교사들의 수업을 참관하기도 하는데, 이는 교사 개인의 수업 능력을 반영해 급수 평가를 하기 위함이다.

소식통은 “강습소 지도교원들이 아무 예고 없이 학교에 들이닥쳐 수업을 참관하고 진도표와 교수안을 확인하고 교육기자재나 출석부까지 꼼꼼히 들여다본다”며 “평소 수업을 대충하던 교원들은 강습소로부터 낙인찍혀 지적받고, 학교장에게 비판받고, 대외적으로 다른 교원들에게 망신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원래 교수안은 3년에 한 번씩 새로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교과서가 바뀌지 않으면 대다수 교원이 새 교수안을 쓰지 않다 보니 강습소에서 검열이 들어온다면 밤을 새워가며 교수안을 새로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런 강습소의 검열은 사실상 교원들의 실력과 자질을 평가해 급수를 매기기 위한 것이지만, 정작 급수 평가 제도는 학교 현장의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동기 부여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북한의 교원 급수는 1급에서 5급까지 나뉘는데, 급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월급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생활상 크게 달라지는 게 없기 때문에 급수 평가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평가를 잘 받아 급수가 올라간다고 해도 생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니 교원들이 신경 쓰지 않는다”며 “교장이 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급수에 무관심한 게 현실”이라고 했다.

교육 당국은 급수 평가 제도를 교사들 간의 경쟁과 실력 향상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쓰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에게는 급수의 의미가 사라진 지 오래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강습소 지도교원들이 오면 이것저것 캐묻고 트집 잡기 일쑤라 교원들은 강습소를 그냥 검열기관으로만 여기고 있고, 강습소의 잦은 검열과 쓸데없는 간섭이 오히려 피로감을 키운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창의적 교수법’이나 ‘교육의 질 제고’ 같은 구호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