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국내산 제품의 대중(對中) 수출 확대를 위한 물밑 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성고려인삼술을 대리 판매 중인 중국 측 회사와 북한 측 무역회사 관계자들이 최근 랴오닝성 단둥에서 만나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12일부터 약 일주일간 단둥에서 북한 조선부성무역회사 관계자 3명과 중국 측 대리 판매 회사 관계자 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6개월간의 개성고려인삼술 판매 실적과 전략, 향후 유통 계획에 관한 회의가 진행됐다.
조선부성무역회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 소재의 회사와 개성고려인삼술 대리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은 2024년 11월 10일부터 2027년 11월 9일까지 3년이며, 광둥성에 본거지를 둔 중국 측 회사는 조선부성무역회사의 위임을 받아 개성고려인삼술을 도매 방식으로 중국에서 대리 판매 중이다.
실제로 현재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친 개성고려인삼술이 단둥 일대의 북한 상품 판매점에 유통되고 있으며, 등급에 따라 160~23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측은 지난해부터 중국 측 요구를 반영해 상품을 등급별로 다종화하고 포장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좋은 원료와 효능을 강조한 홍보물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입에 감기는 맛 등을 부각하며 건강주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김일성이 마오쩌둥에게 개성고려인삼술의 주원료인 고려인삼을 선물했다고 소개하거나 중국을 대표하는 술인 마오타이주와 병치한 홍보 영상도 만들어 문화적인 연계성을 내세운 판매 전략도 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6개월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어떻게 판매 전략을 개선할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판로 확대, 제3국 판매 계약 등에 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회의는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조선부성무역회사의 외화벌이 계획 달성과 충성 보고를 위한 중간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개성고려인삼술의 해외 판매를 제고하라는 국가적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중국에는 비공식 루트(밀수)로 반입된 개성고려인삼술도 유통되고 있는데, 정식 세관을 통해 들어온 상품보다 밀수 상품이 조금 더 저렴하게 판매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