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견 노동자 선발 마무리 단계…평양서 최종 심사

각 도에서 파견 대상자 선발 작업 진행…평양 올라갈 인원들 최종 탈락할까 노심초사하며 긴장

2019년 10월 15일 단둥 조중우의교 북한 여성 노동자들
2019년 10월 북한 여성들을 태운 버스가 조중우의교를 건너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단둥으로 출근하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로 추정된다. /사진=데일리NK

북한 각 도에서 진행된 중국 파견 노동자 모집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모집에서 선발된 이들은 이달 중 평양에서 최종 검토를 받은 뒤 오는 6월 중순께 중국에 파견될 예정이라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12일 “지난 2월부터 각 도(道)의 기관·기업소들에서 중국에 파견 노동자 선발 작업이 진행돼왔다”며 “도에서 선발된 인원들은 이달 중 최종 검토를 받기 위해 평양으로 올라간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각 도에서 선발된 인원을 평양에 집결시킨 뒤 건강 검진 등을 실시하고 최종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중국 파견 관련 강습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평양으로 올라갈 선발 인원들은 주로 20~30대 청년층으로, 이미 도당위원회가 주관한 사상 검토 및 신원 조사를 통과한 이들이라고 한다. 도당 차원에서 개인의 사상성과 당에 대한 충성도, 정치적 토대, 과거 법적 처벌 이력 등 여러 요소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시의 경우 도당의 심사를 통과한 100여 명의 청년들이 현재 평양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평양으로 올라가기 전까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직 생활에 충실히 임하라는 도당의 요구에 긴장한 상태에서 대기 중에 있다.

소식통은 “이들은 평양에 올라가 약 한 달 동안 건강 검진과 사상 교육을 받고, 문건 심사에서 문제가 없으면 바로 중국으로 파견될 예정”이라며 “그런데 문건 심사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80여 명의 파견 대상자 선발이 완료됐으며, 이들 역시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도 “평양에서 최종 통과되면 강습을 마치고 다음 달 중국에 갈 것으로 예정돼 있다”면서 “하지만 중앙 검토에서 떨어지면 다시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긴장감 속에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에도 평양까지 올라갔다가 끝내 탈락한 사례가 있었다고 한다. 중앙의 최종 심사에서 불합격돼 중국에도 나가지 못하고 뇌물로 쓴 돈만 날린 채 빚만 지게 된 일이 있어 선발 대상자들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파견자 선발 과정에 ‘뇌물’이 당락을 좌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직 상태에 있다가 파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급히 뇌물을 바쳐 직장 수속을 마친 청년들이 선발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중국에 나가려면 무조건 직장에 소속돼 있어야 하는데, 무직 상태에 있던 일부 청년들이 외국에 나갈 기회가 생기자 돈을 마련해 시(市) 노동부와 직장 일꾼들에게 뇌물을 고이고 서둘러 직장 등록을 마쳤다”며 “이로 인해 원래 직장에 근무하던 청년들 중 형편이 어려운 이들은 자연스럽게 선발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했다.

출신 성분이나 토대에 문제가 없더라도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선발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 청년들은 돈을 빌려 뇌물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선발된 인원들이 실제 출국하는 시기는 변경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금은 6월 중순으로 중국 파견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로 6월에 나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이전에도 계획보다 수개월 늦게 파견이 이뤄진 적이 있어 올해도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