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씩 작업 내몰리는 노동자들…”노동자의 천국이라고?”

신의주 일대 온실농장 건설 동원된 노동자들 많게는 14시간 이상 일해…8시간 노동제 유명무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11일 “신의주시 하단리와 의주군 서호리 지역에 최대 규모의 현대적인 온실농장과 남새과학연구기지가 지방진흥의 진일보를 상징하는 창조물로 일떠서게 된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인민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지방 공업공장 건설을 비롯한 여러 가지 건설 사업을 전국적으로 추진하면서 각지 건설장에는 군인 건설자와 돌격대, 공장·기업소 노동자들까지 대거 동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설장에 동원된 노동자들은 정해진 노동 시간도 없이 장시간 중노동에 내몰리고 있다.

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신의주와 의주 일대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에 동원된 노동자들은 적게는 하루 10시간에서 많게는 14시간 이상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노동 시간과 작업 내용은 관리자의 판단에 따라 그날그날 조금씩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 따져볼 때 하루 12시간씩 작업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한국보다 앞서서 8시간 노동제를 도입했다고 주장하며 북한을 ‘노동자의 천국’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1일 8시간 근로를 명시한 노동법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주민은 거의 없고, 그러다 보니 법적으로 명시된 권리를 당연히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거의 없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아침 8시에 출근하면 저녁 8시는 돼야 집에 돌아오는 게 보통이고 공장에서든 바깥 현장이든 ‘동원’이나 ‘전투’라는 말이 붙었다 하면 낮밤 없이 일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실제로 현재 신의주와 의주 일대 건설 현장의 관리자들은 건설 속도로 성과를 증명하고 이를 충성심으로 드러내 보이기 위해 동원된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에 몰아붙이고 있다.

소식통은 “당이 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관리자들의 요구를 군말 없이 관철해야 한다”며 “노동해야 하는 의무만 있을 뿐 그에 상응하는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고 지적했다.

건설장에 동원된 군인 건설자들과 돌격대원들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인과 돌격대원들은 사실상 당의 명령이라면 천 길 물속이든 불 속이든 서슴없이 뛰어들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사명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이들은 건설 현장에 동원된 보통의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심한 육체적 노동을 감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군인과 돌격대원에게는 어떤 권리도 없고 단지 의무만 있다”며 “결국 여기(북한) 주민들은 ‘노동자의 천국’이 아닌 권리 하나 없는 ‘지옥’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신의주와 의주 일대 온실농장 건설 현장뿐만 아니라 평양의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현장,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따라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대적인 지방 공업공장 건설 현장 등에 투입된 군인과 돌격대, 동원 주민들 역시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