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에 ‘소형 핵탄두·폐기물 처리’ 관련 기술 요청했다

북한은 2월 기술 협력 요청서 보냈고 러시아는 두 달만에 공식 답변서 송달…절박함도 엿보여

리히용 노동당 비서가 2월 27일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핵탄두 소형화 설계와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을 요청한 정황이 포착됐다. 표면상으로는 연구 목적으로 돼 있지만, 핵무기 실전 운용을 위한 핵심 기술 이전을 요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현지 대북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북한이 지난 2월 러시아 연방 정부기관에 기술협력 요청서를 보냈고, 이에 대해 연방 핵센터(RFNC) 산하 기술물리학연구소와 마야크 생산 연합이 지난 23일 공식 답변서를 북한 측에 송달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측이 요청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미사일 탑재용 소형 핵탄두의 ‘내폭 설계 기술’과 다른 또 하나는 원자로 해체 및 방사성 폐기물 중간 저장 관련 최신 처리 기술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핵탄두의 미사일 탑재 최적화를 지속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하면 관련 기술 확보 의지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측은 북한의 기술적 필요성과 정치적 셈법을 전반적으로 파악한 뒤 모스크바 중앙부처 차원의 승인을 거쳐 해당 요청서에 대한 기술 자문 내용을 두 달 만에 공식 송달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내폭 설계 기술’은 고성능 소형 핵탄두 제작에 필수적인 기술로 러시아가 전략핵무기 개발 과정에서 채택해 온 핵심 방식이다.

또 최신의 폐기물 처리 기술과 관련해 러시아 측은 북한이 자국 내 노후 핵시설의 유지 및 재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 체계 완성을 지속 추구하고 있다는 방증으로도 풀이된다.

소식통은 “북한은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단기간 내 실전 배치가 가능한 핵전력을 확보하고, 감히 건드리지 못할 핵 보유 강국으로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술 협력을 요청하는 북한의 태도에서는 이례적인 절박함도 엿보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러시아 일부 인사들은 ‘2월부터 기술 요청서를 들이민 북한은 별의별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신속히 필요한 기술을 얻고 가려는 절실함과 압박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전쟁 직후 러시아 기술 유출 경로가 봉쇄되기 전,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리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 초조해진 북한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북한의 이번 기술 협력 요청은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염두에 둔 전략적인 의도로 보인다”며 “러시아 기술 유입과 관련해 북한이 올해 초부터 다방면에서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는 정황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