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中 업체로부터 ‘석재 가공시설 합영 제안서’ 받아…향방은?

지린성 소재 민간 업체, 자재·기술 제공 의사 담은 제안서 보내…북한 내부선 실익 따져보는 분위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무산광산연합기업소에서 65만산대발파로 광물증산의 확고한 토대가 구축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8일 “무산광산연합기업소에서 65만산대발파로 광물증산의 확고한 토대가 구축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건축용 천연 석재를 전문으로 가공하는 중국 지린(吉林)성의 한 민간 업체가 최근 북한 내부 석재가공소 공동 운영에 관한 제안서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지는 함경남도 단천과 함경북도 무산 지역이다.

25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중순 함경남도 및 함경북도 인민위원회 무역관리국은 석재 매장량이 풍부한 북한 북부 지역 두 곳에 합영 가공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중국 지린성 A 업체의 제안서를 받았다.

소식통은 “A 업체는 제안서에 단천의 화강암, 무산의 회색 대리석 자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면서 “두 지역은 중국 동북 3성 내 건설업계에서 수요가 꾸준한 천연 석재 산지로 꼽힌다”고 말했다.

함경남도 단천은 그간 풍부한 마그네사이트 매장지로, 함경북도 무산은 철광석과 석탄 산지로 주목을 받아왔고 실제 광물 생산도 이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건축용 석재 부문으로는 아직 확장되지 않아 채굴 및 가공 설비가 부족한 실정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A 업체의 제안서에는 중국 측 장비 반입과 기술 인력 파견, 일정 수익 배분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북한은 이 같은 제안서를 중앙당 경제부와 내각 차원에서 내달(5월)까지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앙당 경제부는 이 제안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내각 실무기관에서는 장비 협력에는 동의하면서도 석재의 해외 판매 수익 중 일정 비율을 국제 시세에 따라 현금으로 정산받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한 상태”라고 전했다.

내각은 자력갱생의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실익을 따져보는 분위기고, 내부에선 A 업체의 제안이 당의 지방발전 정책 관철을 위한 실용적 접근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내각은 이번 제안서 수령을 계기로 국가계획위원회에 내년 9차 당대회에 올릴 지방 광물 자원 개발의 대외협력 기준을 다시금 조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근 일부 비(非)전략 자원 개발에 한해 외국의 투자 유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해 보고 있는데, 이에 천연 석재 가공시설 합영 제안이 그 ‘실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중국 업체가 자본을 투자하고 북한은 자원을 제공하는 식의 협력이 현실화한다면 향후 북·중 경협의 지형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소식통은 “지방 인민위원회 간부들 사이에서 ‘중앙당 경제부나 내각도 이제는 실익을 따져가며 현실적으로 움직인다’는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광물만 수출하던 이전의 방식에서 가공까지 더해 수출하는 형태가 자리 잡으면 침체됐던 광물개발 사업들도 활기를 띨 수 있다는 말도 돌고 있어 일단 내부 분위기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