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도당, 선전물 들여보내려 책동…적들 제때 제압해야”

국가보위성이 자강도 내 시·군 보위부에 하달한 지시문 입수…보위원 역할 강화·주민 경각심 주문

/그래픽=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주민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당국은 한국이 선전물을 유입시키려는 책동을 벌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NK는 국가보위성이 지난달 말 자강도 내 시·군 보위부에 하달한 포치(지시)문을 최근 입수했다.

해당 지시문은 주민들의 사상적 동향을 감시하고 반혁명분자를 색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보위원들에게 내려진 것으로, 주민들의 탈북을 방지하고 사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시문 서두에는 “각 지역에 수많은 일꾼들과 근로자들, 청년들 그리고 여맹원들이 지방공업과 원료기지들에 자발적으로 진출해 아름다운 소행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며 자국의 현재 사회적 상황을 자찬하고 선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다 “그렇지 못한 현상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국경 압록강을 이용해 탈북을 해보려는 현상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북한 국경 지역에서 주민들의 탈북 시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국경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보위일꾼들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국경 지역에서 근무하는 보위원들이 주민 탈북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역할과 책임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국가보위성은 해당 지시문에서 주민들의 탈북을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인민반을 통한 통제 강화를 언급했다.

실제 지시문에는 “지역 인민반장들과 사업을 잘 짜고들어 인민반들에서 혁명적 경각심을 높이도록 사업을 잘 진행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민반장을 통해 주민들에 대한 사상 통제를 강화하라는 요구다.

그런가 하면 지시문에는 “사회주의 건설에 일대 비약을 일으키며 성과를 내는 것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괴뢰도당(한국을 비하하는 말)들은 국경을 통해 별의별 선전물을 들여보내려고 책동하고 있기에 국경 주민들은 더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면서 “국경 지역 경비를 철저히 해야 들어오려는 적(敵)과 악(惡) 선전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 보위일꾼들은 인민반장들 및 조직별 책임자들과 사업을 잘해 들어오는 적들을 제때에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대북 전단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사상적 이탈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를 철저히 경계하고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한 셈이다.

이밖에 국가보위성은 지시문에서 “조직들은 선전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려 인민들의 생활에 악영향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주민 탈북을 막기 위한 내부 선전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국경 지역들을 담당하고 있는 보위기관에서는 사상 선전 사업과 지역 조직별 단위들과의 사업을 잘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우리 조국의 안전을 보위하는 길에서 보위일꾼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의 지시문은 자강도를 비롯해 평안북도, 양강도, 함경북도 등 국경을 끼고 있는 도의 시·군 보위부에들에 일제히 내려진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