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함경북도 회령세관 재개방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대비한 대대적인 주민 교양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는 이달 중순 “다음 달에 (회령)세관이 열리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며 “외국인을 만나면 쭈뼛거리지 말고 씩씩하게 손을 흔들고 웃어주라”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내렸다.
회령시는 그러면서 “외국인 앞에서 말도 못 하고 쭈뼛거리면 나라 망신이다. 누구를 만나든 우리는 이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조선(북한) 사람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라”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행동 지침은 회령시 내 공장·기업소, 인민반, 학교들에도 전달됐으며, 일부 학교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외국인 응대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실제로 회령시의 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교사는 외국 사람을 만나면 먼저 웃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라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게 하는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회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비판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국가가 세관 하나 열면서 온 동네를 들쑤시고 있다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으며 이런 체제 선전보다는 당장 내 생활이 나아질 수 있느냐에 더 관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회령은 다른 국경 도시보다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적은 곳이라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오면 국가는 영상(이미지)을 따지겠지만 사람들은 그저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지,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생각한다”며 “일단 현재로서는 세관이 열리면 무역이 더 활기를 띠고 장사도 잘될 거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회령은 온성(남양)이나 평안북도 신의주, 양강도 혜산 등 다른 국경 도시에 비해 교역이 활발하지 않고, 또 나선처럼 경제특구로 지정된 곳도 아니기 때문에 세관이 다시 열리고 관광객이 들어온다는 말은 주민들에게 생계 개선의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현재 함경북도에서는 도 소재지인 청진시를 비롯해 칠보산, 경성온천 등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전면적인 정비와 보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사적지 안내문 교체, 도로 주변 환경 정비, 기념품 판매소 정비 등 관광사업을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