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안 당국이 한국행 시도 이력이 있는 중국 내 탈북민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시(市) 공안국 외사과까지 탈북민 관리 업무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22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했던 탈북민에 대한 감시가 이달 들어 강해졌다”며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공안국의 외국인 관련 부서까지 나서 탈북민들을 감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탈북민 감시는 주로 지역 파출소 단위에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그보다 상급인 시 공안국 외사과가 탈북민 통제·관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선양시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최근 시 공안국 외사과에 의해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 내역을 검열당했고, 휴대전화 번호와 기기 정보까지 제출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선양시에 거주하는 탈북민 A씨는 지난 10일 거주지 관할 파출소로부터 “상부에서 사람이 내려왔으니 외출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파출소 소속 공안 1명과 시 공안국 소속 공안 2명이 A씨의 집에 찾아왔다. 이들은 A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통화 기록과 중국 메신저 위챗(Wechat)의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대화 상대가 누구인지도 캐물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또 다른 탈북민 B씨도 지난 12일 공안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B씨 역시 집에 찾아온 파출소 공안과 시 공안국 경찰들에 의해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위챗 사용 내역을 검열당했다.
공안들은 B씨에게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과 연락하고 있느냐”고 묻고는 “다른 탈북민들과 어울리지 말고 조용히 지내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시 공안국 소속 공안들로부터 검열받은 탈북민들은 극심한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A씨는 “경찰(공안)들이 돌아간 후 다리 힘이 다 풀리고 온몸이 벌벌 떨렸다”며 “왜 시 공안국 외사과까지 나서서 우리를 감시하려는 건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B씨도 “경찰이 내가 어느 날 누구를 만났는지까지 다 알고 있었다”며 공포감을 토로했다.
특히 B씨는 “남들은 한국에 잘만 가는 것 같은데 왜 나는 이렇게 붙잡혀 와서 불안감에 떨며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신분이 없는 것 자체도 불안한데 감시의 눈이 나를 계속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이렇게 최근 검열받은 탈북민들은 대부분 한국행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붙잡혀 감옥에 수감된 이력이 있는 이들로 파악된다. 중국 공안의 이 같은 탈북민 감시 강화는 탈북민들의 추가 한국행 시도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탈북민 감시 업무가 거주지 관할 파출소에서 시 공안국 외국인 관리 부서로 확대된 것은 중국이 탈북민을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위험 분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여기(중국) 탈북민들은 숨 막히는 감시에 더 막막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