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최근 무인기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무인기 수출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은 “당 군수공업부가 지난 7일부터 무인기 해외 출하를 위한 검수 작업을 시작했다”며 “1월부터 생산된 무인기의 성능과 품질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검수를 통과한 무인기는 곧바로 수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북한 내에서 무인기를 생산하는 기관은 평안북도에 위치한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로 북한은 올 초부터 정찰형·타격형·자폭형 무인기의 대량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무인기는 다른 무기체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낮지만 정찰 및 타격 임무에서 높은 효율을 발휘할 수 있어 북한 내부에서는 국제 무기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식통은 “외화난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무인기 수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중동이나 아프리카 시장 개척을 위해 기존 안면(인맥)을 활용하거나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무인기 수출을 위한 다양한 루트 개척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군사 협력을 유지해 온 시리아, 이란 등과 예멘 후티 반군, 아프리카 내 무장 단체들을 군사용 무인기 주요 수출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러시아와도 거래를 타진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산 무인기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무인기 수출을 시도하면서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출처를 감추는 등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소식통은 “올 초 무인기에 제조 번호나 글자를 새기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며 “무기 장사를 할 때 ‘국내(북한)산’이라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 당국은 무인기를 완제품으로 출하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부품을 여러 경로로 분산 출하한 뒤 최종 목적지에서 완제품으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무기 운송 과정을 은폐할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이는 과거 북한이 무기를 수출할 때 자주 사용하던 방식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은 무기 거래의 대금 결제 방식도 더욱 은밀화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를 활용한 결제를 선호하고 있는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모네로(XMR) 등으로 대금을 주고받으며 추적을 회피하는 형태로 무기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해외 위장 기업을 활용해 거래 구조를 복잡화하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군수공업부 관계자들은 내부적으로 제재를 피해 무기 장사를 하는 게 우리의 주특기라고 자찬하고 있다”며 “국제적 감시를 피할 수 있는 많은 방식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안보 위협적인 해외 무기 수출 및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감시와 제재를 이어가고 있지만, 북한의 고도화된 회피 전략에 실효성을 한층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