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용 무기 들고 멧돼지 사냥을?…심각한 정치적 문제로

최고지도부 안녕과 직결된 문제 소홀히 했다며 크게 문제시…대관군 민방위대장 엄중 처벌 위기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 사진=데일리NK

북한 평안북도 대관군의 한 민방위대장이 민방위대원들을 동원해 훈련용 무기를 들고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가 문제시돼 심각한 처벌을 받을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대관군의 한 민방위대장이 지난달 27일 야외 훈련 도중 민방위대원들을 이끌고 훈련용 무기로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가 군당(郡黨) 조직부에 적발돼 크게 문제시됐다.

해당 사안은 주체적 민방위 무력으로 ‘전국요새화, 전민무장화’를 이뤄야 할 민방위 부대의 현실태로 도당(道黨)에까지 보고 됐고, 최고지도부의 안녕과 직결된 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엄중한 정치적 사안으로 다뤄져 현재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도당은 도내 모든 민방위 부문 일꾼들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유사 사건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할 데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며, 무기와 탄약 관리 및 취급 상태 조사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북한은 무기와 탄약 관리·취급에서 매우 엄격한 체계를 만들어 놓고 이를 최고지도부의 안녕,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로 결부하고 있다.

소식통은 “훈련에 나선 대원들과 함께 오랜만에 입에 기름칠 좀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던 민방위대장의 단순한 일탈이 최고지도부에 위협을 초래했다는 어마무시한 정치적 문제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관군과 같이 산림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야생동물 사냥을 다니는 일은 다반사인데, 이번에 이 민방위대장이 재수 없게 걸려들었다는 식의 주민 반응이 많다”며 “더욱이 군당 조직부에서 문제를 너무 크게 만들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를 계기로 간부들의 규율 위반 행위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가 한층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소한 일탈 행위도 크게 문제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당 조직부 보고 등으로 하부 간부들이 정치적 문제로 엮어 인생 종 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이렇게까지 크게 문제가 됐으니 이번 사건의 주모자인 민방위대장이 단순한 당적 비판이나 혁명화를 받고 끝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평안북도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 지역 당위원회들이 민방위 부대들에서 만연해지고 있는 규율 위반 행위에 경각심을 가질 것과 무너진 질서를 바로 세울 것을 강하게 당부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도당은 특별히 무기와 탄약 관리·취급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