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단급 지휘부, 2주 이상 갱도서 전시 대비 훈련

3월 10일부터 말까지 진행…"총참모부, 전시 지휘 체계 실효성 검증하는 중대 과업으로 규정"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8일) 건군절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축하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군이 전시 대비 차원에서 지휘 체계의 실전 운용 능력을 검증하는 전군 지휘부 갱도훈련에 돌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전투훈련국은 지난 19일 군단·사령부·훈련소(기계화 사단) 참모부에 ‘3월 전군 지휘부 갱도훈련’ 시행을 위한 전신 명령을 내려보냈다”고 26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3월 10일부터 말까지 진행되며, 각 군단·사령부·훈련소 지휘부는 갱도에서 실제 작전 상황을 가정해 전시 지휘를 수행해야 한다.

총참모부 전투훈련국은 이번 갱도훈련 목표에 대해 “전쟁의 불가피성에 대비해 갱도로 전개한 상태에서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작전지휘 능력을 더욱 완벽히 다지는 데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이 지휘부를 갱도로 옮겨 훈련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실제 전시처럼 지휘·통신·병력 운용 전 과정을 갱도에서 수행하며 생존 능력까지 검증하는 방식의 훈련은 처음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이번 훈련에서는 기존과 달리 갱도훈련에 동원되는 지휘관의 자택 출퇴근이나 지상 건물 사무실 이동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2주 이상 갱도에 머물며 전시 상황을 가정한 실전 지휘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전시에 적군의 정밀 타격을 피하기 위해 지휘부를 갱도로 옮기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지휘부 갱도훈련을 진행해 오고 있다. 다만 기존의 갱도훈련들은 주로 단기 작전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장기 작전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전언이다.

총참모부 전투훈련국은 이번 훈련을 통해 군단·사령부·훈련소 지휘부가 장기간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상태에서 명령 전달, 통신 유지, 병력 배치 등을 제대로 수행·운용하는지와 갱도 내에서 독립적으로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지를 전면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군단급 지휘부가 갱도에서 실전처럼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지, 특히 오랜 시간 외부와 차단된 악조건에서도 지휘관들이 신속한 결심을 내리고 지휘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검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총참모부 전투훈련국은 이번 기회에 갱도 내 보급망이 원활히 작동하는지도 점검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군수품 보급은 전시에 전투 지속성을 보장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갱도 내 보급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소식통은 “총참모부 전투훈련국은 이번 훈련을 전시 지휘 체계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중대 과업으로 규정하고 기존의 형식적 집행 방식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했으며, 실전 환경에서의 전면적 지휘 능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을 내달 중순께 10일간 실시하고, 이와 연계한 여단급 이상 연합야외기동훈련도 지난해 대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