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남도 안주시 당위원회 선전선동부가 지역 내 전체 가구에 설치된 제3방송(유선 방송) 스피커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안주시당 선전부는 지역 체신소와 협력해 시내 모든 가구의 3방송 상태를 점검하고 낙후한 스피커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사업에 나섰다”며 “이 사업은 이달 첫째 주에 시작돼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당 선전부는 기존 가구들에 설치된 제3방송 스피커가 너무 오래돼 음질이 떨어져 제3방송을 제대로 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이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스피커 교체는 무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 가구가 개별적으로 북한 돈 1만 3000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모든 세대를 유선망으로 연결하고, 스피커를 통해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른바 ‘제3방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살림집과 기관·기업소에 제3방송용 스피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제3방송 송출 시간은 아침 6시부터 저녁 12시까지이며, 송출되는 콘텐츠는 ▲인민 체조 ▲중앙 방송 뉴스 ▲지역 소식 ▲혁명가요 ▲책 낭독 등 다양하다.
소식통은 “이번에 시당 선전부가 점검한 결과 다수의 세대가 3방송 고성기(스피커)가 고장나거나 소음이 심하다는 이유로 실질적으로 방송을 청취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아예 고성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세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당 선전부는 당의 목소리와 당정책을 매시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역 내 모든 세대에 설치된 기존 3방송 고성기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청취율 올리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당 선전부 소속 검열원들은 시내를 돌아다니며 새 스피커 교체가 잘 이뤄졌는지 살피면서 ‘앞으로 새 스피커를 이용해 무조건 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당부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시당은 이번 교체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지역 주민들의 일상적인 제3방송 청취 실태에 관한 추가 점검도 불시에 실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광장이나 운동장들에 설치된 고성기에서 3방송이 종일 흘러나오는데, 이걸 집에서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참 피곤한 일”이라면서 “사람들은 새 고성기 설치로 청취 환경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고성기 문제로 방송을 듣지 못했다며 변명할 수 있는 구실이 사라지게 된 것이 아쉽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