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대표들, 지난해 말부터 단기로 중국에 나와 한 일은?

中 전자제품 생산 공장들, 트럼프 2기 행정부 본격 출범 전 물건 덤핑…北, 특수 누리고 대거 수입

화물트럭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로 향하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무역대표들이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공산품을 싼값에 대거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본격 출범에 앞서 중국 공장들이 상품을 빨리 매각하려 하면서 북한도 이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22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무역대표들은 지난해 말부터 2~4주간 단기로 중국에 체류하며 물건을 구매해 북한으로 들여보냈다. 이들은 대부분 평양에서 활동하는 무역기관 일꾼들로, 냉장고나 냉동고, TV 등 전자제품을 대거 사들였다.

북한 무역대표들이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전자제품을 대거 수입한 이유는 중국 전자제품 생산 공장들이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점에 물건을 싼값에 ‘덤핑’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미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돌아오면 중국 기업에 대한 관세를 높일 것이기 때문에 중국 공장들이 빨리 물건을 팔아버리려고 본래 가격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매각하고 있다”며 “여기에 북한이 혜택을 누린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선 대선 기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 생산 공장들이 서둘러 물건을 매각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제품 수입을 위해 단기로 중국에 입국한 북한 무역대표들은 컴퓨터나 노트북에 대해서는 값싼 중국산 제품이 아니라 가격이 비싸더라도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미국의 델(DELL)이나 에일리언웨어(Alienware)라는 회사에서 생산된 고성능 컴퓨터 또는 일본산 컴퓨터를 원한다는 전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히는 애플(APPLE)에서 생산된 컴퓨터나 노트북은 한눈에 어느 회사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북한 무역대표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북한 무역대표들은 이런 고가의 컴퓨터를 일반 주민들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내 특수 기관이나 고위층에게 제공하기 위해 수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20일)을 기점으로 북한 무역대표들이 대거 북한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난 11월부터 두 달가량 하루에 수십 명씩 북한 무역대표들이 중국으로 들어와서 물건을 사가더니 1월 중순부터는 귀국하고 있다”며 “북한 무역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 잠깐 무역 특수를 누리고 되돌아간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