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동북아 물류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북러 간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지난달 4일 비준서 교환으로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경제 분야에서 실무자 접촉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러 양국은 지난 7일 나진·선봉 경제특구에서 실무자 회의를 열고 철도와 도로, 항만 인프라 투자 및 국제제재 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러시아 측은 나진항을 통해 일본, 중국, 동남아로 이어지는 해상 물류망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특히 블라디보스토크항의 물류 포화 문제를 해결하고 나진항 3호 부두의 장기 운영권(50년)을 활용해 러시아 극동지역의 물류 수용 능력을 확장하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은 러시아 하산과 나진항을 잇는 철도 기반을 활용한 물류 협력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북한 측은 이 회의에서 하산과 나진을 잇는 두만강 도로 교량 건설이 완료되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차량으로 4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물류비 절감과 물류량 확대 등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한다.
그러면서 철도와 도로, 항만 등 물류 관련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적, 재정적 지원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러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기업이 참여 중인 나진항과 선봉항 개발 현황을 공유하면서 이와 관련해 북중러 3국 간 다자 협력을 확장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나진·선봉 경제특구가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 도약할 가능성을 재확인하며 동북아 경제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한 북러 간 협력이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나선(나진·선봉) 지역 주민들 속에서는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의 경제생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소식통은 “나진·선봉 경제특구가 지정(1991년)된 지 벌써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여기 주민들의 경제생활이 나아진 건 하나도 없다”며 “우리나라가 로씨야(러시아)와 다방면으로 협력하려는 것은 경제적으로 발전하겠다는 것도 물론 있겠지만 그보다 체제 유지와 대외적으로 정치적 성과를 부각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