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올해 식량 생산 목표 달성을 촉구하면서 연초부터 농장 초급일꾼(간부)을 대상으로 한 강습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강습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7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도(道) 농촌경리위원회의 지시로 도내 각 시·군 농장에서 초급일꾼 강습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는 농업 부문의 ‘알곡 고지 점령’을 위한 사업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강습은 선진 영농 기술 도입과 확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알곡 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습 대상은 기본적으로 농장 작업반장, 분조장 등 실질적인 농사 실무를 맡고 있는 초급일꾼들이며 작업반 비서와 분조 선동원도 이번 강습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곽산군에서는 모범 농장으로 뽑힌 와도농장에서 오는 20일부터 3일간 강습이 진행될 예정이다.
와도농장의 초급일꾼들이 다른 농장에서 온 초급일꾼들에게 모판 관리나 물·비료 주기 등의 영농 기술과 경험을 전수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농장 초급일꾼들은 강습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불필요한 강습을 진행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곽산군의 한 농장 초급일꾼은 “농사를 몇 년이나 지었는데 아무렴 물 주기 같은 기본적인 것을 모르겠느냐”며 “정작 필요한 전기, 비료, 박막 같은 것은 지원해 주지도 않으면서 한 해 농사를 말로만 지으려 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영농 자재만 충분하면 이런 강습이 없어도 농업 생산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초급일꾼들은 다른 농장의 초급일꾼에게 교육받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소식통은 “모범 농장으로 뽑힌 곳은 군 차원에서 물자와 설비를 집중 지원 받은 곳”이라고 말했다. 비료, 전기, 농기계 등을 우선적으로 공급 받았기 때문에 성과를 낸 것뿐이지 특별한 영농 기술이 있어서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앞장서라, 도와줘라, 당의 결정을 관철하라는 사상 주입만으로 어떻게 알곡 생산을 늘릴 수 있겠느냐”며 “반복되는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인 자재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에서는 생산량 확대를 꾀하려면 농장원에 대한 분배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은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군량미와 수매로 다 빼앗기고 농사짓는 당사자들에게 남는 것이 없는데 누가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노력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에서는 초급일꾼들의 수동적인 태도나 선진 영농 기술 미도입이 농업생산 부진의 원인이라면서 초급일꾼들을 교체하지만, 알곡 생산 저하의 근본적인 문제는 농사짓는 농장원 개개인에게 보상이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