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바뀌자마자 거주지 이탈…中 공안, 탈북민 체포 작전 나서

탈북민 현 소재지 파악하고 대대적 수색 중…"탈북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 한층 강화될 것"

19년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지린(吉林)성 공안 당국이 거주지에서 이탈한 탈북민을 체포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이달 초 지린성에서 30대 탈북민 여성이 거주지를 벗어나 도망쳤다”면서 “현재 공안이 그의 소재지를 추적하며 체포를 위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안의 주요 감시 대상이었던 이 탈북민 여성은 지난달 말 거주지 관할 파출소에 불려 가 신분 확인을 목적으로 한 사진 촬영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거주지에서 이탈했다.

이 여성과 함께 살던 중국인 남성의 신고로 이 사실을 파악한 지린성 공안은 즉각 체포 작전에 돌입했으며, 현재 그가 랴오닝(遼寧省) 신빈(新賓)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그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 작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중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을 불법체류자로 간주하는 중국 공안 당국은 한 달에 한 번씩 최신 사진을 제출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들을 감시·관리하고 있다.

특히 한국행을 시도하거나 다양한 범죄 행위로 과거 수감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들은 더 자주 사진을 제출하도록 요구하며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있는데, 이는 탈북민들의 한국행을 시도나 기타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거주지에서 이탈한 탈북민은 지난 2020년 한국행에 나섰다가 공안에 체포된 전력이 있는 인물로 전해졌다. 이에 그는 매주 한 번씩 사진을 촬영해 파출소에 제출해야 했고, 공안이 부르면 어느 때건 파출소로 가야 하는 등 지속적으로 시달림을 받아왔다.

소식통은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은 공안이 부르거나 사진 제출 요구를 받을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서 “언제 어느 순간에 공안이 들이닥쳐 북송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 탈북민 여성도 공안의 감시에 평소 정신적 고통과 피로감을 호소해 왔고, 결국 한국행 결심을 굳히고 집을 나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휴대전화가 공안에 등록돼 있어 브로커와의 통화가 도청될 수 있다는 점, 위치 추적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살던 집에 휴대전화도 두고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공안이 그가 랴오닝성 신빈에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파악했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신빈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며 “탈북민들에게 그의 사진을 보여주며 본적이 있는지, 아는 사람인지 묻거나 보게 되면 즉시 신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잡히는 건 시간문제고 체포된 뒤 북송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탈북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탈북민들은 더욱 위축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