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주민 5명이 마약 및 중국 휴대전화 사용 행위로 보위원들에게 한꺼번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근절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두 가지 비사회주의 행위가 동시에 적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달 30일 회령시에서 한 집에 모여있던 주민 5명이 한꺼번에 보위원들에게 체포됐다”면서 “이들은 모여서 마약을 함께하고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도 사용하던 중 현장에서 적발돼 끌려갔다”고 전했다.
이번에 체포된 주민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30~40대 여성들로, 이 중 1명은 마약 판매자, 2명은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2명은 환전상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주민의 집에 모여 미리 준비한 1g의 필로폰을 흡입하며 송년회를 즐기던 중 보위원들의 급습을 받았다.
특히 앞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1명이 중국 대방(무역업자)에게 전화돈을 충전해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면서 또 다른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빌려 쓸 중국 휴대전화를 모임에 가져와 달라고 부탁한 탓에 이날 현장에서 중국 휴대전화까지 적발됐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에도 한국과 유사하게 연말이면 친분 있는 주민들끼리 모여 송년회를 개최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다양한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한자리에 모여 함께 마약을 흡입하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이번에 붙잡힌 주민들도 함께 모여 마약을 흡입했는데, 이들이 한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본 한 주민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밀고하면서 보위원들의 현장 급습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북한에서 ‘군중신고법’이 채택되면서 주민 간 상호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이런 북한 내부 실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꼽힌다.
한편, 북한 당국은 마약을 사상 정신을 마비시키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요인으로, 중국 휴대전화 사용은 불법 정보 유출입 행위로 여기며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식통은 “마약과 중국 손전화 사용은 모두 여기서(북한) 매우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라 뇌물을 통해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 사건은 두 가지가 동시에 적발된 만큼 쉽게 풀려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들은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연루된 인원이 많아 다른 사건보다 조사가 길어질 가능성이 커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어쨌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약과 중국 손전화 사용에 대한 단속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