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원들 ‘도덕품성’ 강조하며 폭압적인 단속 태도 지적하자…

"폭압적으로 단속하는 현상 근절하라" 지시에 안전원들 반발…"강경한 태도 취해서라도 단속해야"

평안남도 순천시의 한 농촌마을 풍경. 한 주민이 길거리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회령시 안전부가 최근 안전원들의 강압·폭압적인 단속 태도를 지적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전원들은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회령시 안전부는 소속 안전원들의 ‘도덕품성’을 강조하며 비사회주의적인 행동을 하는 주민들에 대한 단속을 강압적·폭압적으로 하는 현상을 근절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는 사회안전성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앞서 사회안전성은 모든 안전원이 고매한 도덕적 품성을 바탕으로 사회질서를 확립하고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원들이 술을 마시거나 길거리 노점상들을 폭압적으로 대하며 단속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안전원들의 행태가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특히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주민들에게 비법적인 장사 행위라며 문제 삼아 돈을 요구하거나 폭언을 퍼붓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안전원들이 음주한 상태로 돌아다니면서 폭압적으로 단속해 길거리 노점상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것이 최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길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장사도 안 되는데 안전원들이 계속 우리를 쫓아다니며 단속하니 정말 악이 난다고 말하고 있다”며 “어떤 안전원들은 술을 마시고 폭언을 퍼붓기도 하는데, 이에 길거리 장사꾼들이 ‘분주소에 찾아가 소장을 만나 다 이야기하겠다’며 거세게 항의해 싸움이 벌어지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속 권한이 있는 안전원들의 이런 부적절한 태도가 분란을 조성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떠오르자, 안전 기관이 안전원들을 통제하고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안전원들은 이에 또 반발하고 있다.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지정된 장소 즉, 장마당 외의 공간에서 장사 행위를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적인 경제 활동으로, 이를 단속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때로는 폭압적인 방식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안전원들은 비법 활동을 단속해 질서 확립을 하는 것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며, 나아가 이것은 실적으로 되기 때문에라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단속) 실적이 없으면 총화에서 비판을 받고 문제시되면 1년 내내 거론되기 때문에 강경한 태도를 취해서라도 길거리 장사꾼들을 단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것은 불법 행위라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하면 순순히 벌금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어 강압적·폭압적으로 단속할 수밖에 없고, 또 어떤 이들은 눈감아달라며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뇌물을 찔러준다는 게 안전원들의 주장이다.

안전원들은 또 음주한 상태로 단속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술을 마시고 싶어서 마시는 게 아니다. 맑은 정신에는 먹고 살겠다고 길바닥에 앉아 있는 그 사람들을 볼 수 없어 그렇다. 그런데 상급에서는 그런 걸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술풍을 없애라고만 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어찌 됐든 시 안전부는 사회안전성의 요구에 따라 안전원들이 음주하는 행위나 폭압적으로 단속하는 태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세우고 안전원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적 압박을 계속 받는 상황에서 안전원들이 길거리 장사꾼들을 대하는 태도는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