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향산군 양곡관리소 비리에 중앙당 검열조 들이닥쳐

식량 유용·불법 시장 유통에 군당 간부부와의 유착까지…당사자 엄중 처벌 및 대책 마련 예정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월 25일 게재한 한 양곡판매소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자강도 향산군에서 최근 양곡관리소 간부들의 비리 사건으로 인해 중앙당 조직지도부 검열조가 향산군 당위원회에 내려와 열흘째 강도 높은 검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은 6일 “향산군당에 대한 중앙당 조직지도부 검열이 지난달 말부터 열흘간 진행됐다”며 “이번 검열은 양곡관리소 간부들이 국가에서 공급된 식량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일부를 시장에 비법(불법) 유통시켰다는 향산군 인민위원회 간부의 신소(제보)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향산군 인민위원회 간부가 중앙당에 제출한 신소에는 양곡관리소 간부들의 식량 유용과 더불어 군당 간부부가 양곡관리소의 비리를 지속 무마해 주는 등의 비리 결탁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이를 지방 권력기관의 심각한 부패로 간주하고 지난달 말 즉각 검열조를 파견해 사실 확인 등 강도 높은 검열에 착수했다는 전언이다.

검열조는 군당 간부부, 양곡관리소 간부들과 개별 담화를 진행하며 이들 간의 유착 관계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현장에서 종합 검열 보고서를 작성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종합 검열 보고서에는 ▲국가 배급 및 판매 식량의 조직적 횡령 ▲시장에로의 불법 유통 ▲유통 대가로 금품 수수 ▲가짜 배급 명부 작성 ▲양곡 보관량 축소 보고 등의 사례가 나열됐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검열성원들은 열흘간의 조사에서 다수의 비리를 적발해 이를 당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면서 “향산군당과 자강도당에도 관련 사실이 통보돼 비리를 저지른 간부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문제시된 양곡관리소 지배인과 초급당비서, 기사장 등 10여 명과 일부 시장 상인들이 자강도 검찰소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들을 대신해 중앙당 조직지도부가 위임한 새로운 양곡관리소 지배인, 초급당비서, 기사장이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현지 주민들은 이번 중앙당 검열에 대해 속시원해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식량난 속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주민들은 향산군의 호주라는 간부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태에 분개했다”면서 “‘인민들의 쌀을 잘 보관하라고 했더니 강도에게 곡간을 맡긴 셈’이라며 강도를 잡아낸 이번 중앙당 검열에 속이 후련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이번 향산군당과 양곡관리소의 유착 비리에 관한 검열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 식량 관리와 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