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관, 개인 이삿짐 반출도 ‘제동’…북중 이상 기류 또

이삿짐에 제재 물품 넣어 보냈으나 반출 승인 안 해줘…"북러 밀착에 대한 불쾌한 감정 드러나"

지난 7월 초 압록강철교(중국명 중조우의교)를 통해 화물 트럭이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에 파견돼 있는 북한 무역일꾼들이 물건을 북한으로 들여보내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껄끄러워진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세관을 통한 대북 반출품 신청 접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 무역일꾼들은 기존에도 북한으로 반출하려는 물품을 개인 이삿짐으로 세관에 신고하고 반출 허가를 받아왔다.

개인 이삿짐으로 신고할 경우 중국 세관이 상자를 뜯어 내용물을 상세하게 살펴보지 않기 때문에 대북제재에 해당하는 전자 제품과 사치품도 비교적 쉽게 북한으로 반출할 수 있었다. 

이에 북한 무역일꾼들은 냉장고, 액정 TV, 정수기, 자동차 배터리, 전기 오븐 등 다양한 전자 제품을 개인 이삿짐으로 세관에 신고하고 북한으로 반출하면서 이를 통해 수익을 내곤 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일주일 넘게 개인 이삿짐으로 신고한 항목에 대한 세관의 반출 허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그동안 이삿짐으로 표기하면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 부속품 같은 제재 품목도 조선(북한)으로 보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삿짐으로 신고한 품목의 경우 반출 신청 자체를 받아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무역일꾼 뿐만 아니라 중국에 주재원으로 나와 있던 북한 간부도 귀국에 앞서 개인 물품을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반출품 신고를 했다가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텐진(天津)에 파견됐던 체육성 소속 한 간부가 조선으로 귀국하면서 개인 이삿짐 반출을 신청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해 반출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그가 보내려 했던 이삿짐에는 액정 TV, 전기 담요, 소형 냉장고 등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개인 이삿짐으로 신고할 경우 중국 세관이 통관 검사를 간소하게 진행하고 반출을 비교적 쉽게 허가해줬기 때문에 북한 무역일꾼들이나 간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 나가 있는 일부 북한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불쾌한 감정이 무역에서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조선과 중국의 관계가 서먹해지면서 무역 통제가 조금씩 강화돼 왔는데 이제는 개인 이삿짐 반출까지 일일이 다 통제하는 상황”이라며 “조선 무역 대표들은 당장 어떻게 물건을 (북한으로) 보낼지 걱정하면서 중국이 계속해서 물건 반출에 제동을 걸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