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앙대학을 중심으로 자체 장학금 지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국가의 인재 양성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장학금 제도를 개선하고 대학별 자체 장학금 체계를 세울 데 대한 내각 교육성 지시가 이달 중순 중앙대학들에 내려졌다”며 “일부 대학에서는 이달 말부터 지시 집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현지 지도하며 대학 교육의 문제점을 경청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인재 양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이 인재 양성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겠다고 밝히자, 국방종합대학 총장이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유능한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거나 진학을 포기하는 현실이라면서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1호 현지 말씀에 따라 내각 교육성은 국방종합대학을 비롯한 중앙대학들에 ‘자체적으로 장학금 체계를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각 대학은 현재 재정 상황에 맞게 해당 지시 집행에 나서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미 존재하는 국가의 장학금 체계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대학별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라는 지시로, 각 대학이 내부 재정을 활용해 요건에 맞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주문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교육성은 이번 지시에서 대학별 자체 장학금은 국가 장학금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대학마다 실정에 맞게 지급 방식과 장학금 대상자, 수령 금액을 정하도록 할 것을 명시했다”고 전했다.
실제 김책공업종합대학(김책공대)와 평양리과대학 등은 자체 장학금 체계 마련을 위한 토의를 끝내고 전과목 최우등 수재들에 대한 장학금 추가 지급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국방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김일성대)은 학부별 자체 재정으로 학기마다 성적에 따라 장학금을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교육성이 장학금 체계 마련을 지시한 것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통한 ‘인재 강국’ 실현이라는 국가 정책적 목표 달성 일환이자, 김 위원장의 즉흥적인 지시에 발 빠르게 대응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이번 지시에 대해 지방에 고향을 둔 중앙대학의 재학생들은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 같다”며 반가워하는 기색을 드러냈고, 중앙대학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성적만 좋으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다만 소식통은 “한 중앙대학 일꾼은 자체 장학금을 위한 재정 마련에 난관이 있다며 난색하고 있고, 이번 지시가 지속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