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성’·’고려’ 이동통신사 애플리케이션 들여다 보니…

가입 시 개인정보에 더해 얼굴 정보도 요구…노동신문 열람, 환율 변동 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

북한 이동통신사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데일리NK가 입수했다. 북한 주민들은 이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동통신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데, 가입 시 얼굴 인식 정보와 개인정보 등을 입력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성이동통신2.0 앱 화면. 가입 시 얼굴 정보 입력을 요구한다. /사진=데일리NK

강성이동통신2.0

‘강성이동통신2.0’은 북한의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강성’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해 제공하는 앱이다. 이 앱을 실행하면 ‘알리는 소식’, ‘이동통신봉사’ 등의 메뉴가 나타난다. 해당 앱은 2021년 출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앱의 도움말에 따르면, 강성이동통신2.0은 “손전화기를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으로 설명된다. 이와 함께 “장소에 관계없이 강성이동통신망에 가입한 손님들은 누구나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자기 전화번호 상태 조회 ▲분실 접수 ▲명의 변경 신청 ▲요금 잔고 확인 ▲요금 이송 ▲노동신문 열람 ▲자료통신 서비스 ▲부재중 전화 알림 ▲호출 음악 서비스 ▲음성우편 ▲통보문(문자) 교환 등이 있다.

특징적인 점은 이동통신 가입을 위해 얼굴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앱 도움말에는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이 정확하게 화면에 다 있게 해야 한다”며 “마스크나 안경을 낀 상태에서 화상(사진)이 입력되면 안 된다”는 주의가 담겨 있다.

얼굴 정보에 더해 영문과 숫자로 된 ‘사용자 가입정보’와 영문, 숫자를 합쳐 8글자 이상의 ‘가입암호’, 이름·성별·시민증 번호·생년월일·직장직위·집주소 등 ‘사용자 개인정보’도 요구한다. 이후 인증코드를 입력하면 등록이 완료된다.

강성이동통신2.0 앱 화면. 실시간 환율 변동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Q&A 게시판도 운영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또 주목되는 부분은 앱에서 외화 환율 변동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도움말에는 “화폐에 따르는 당일 외화 원 가격을 알려준다”며 “시세가 변할 때마다 자동 갱신되므로 가입자들의 편리를 도모한다”고 안내돼 있다.

그러나 얼마나 자주 환율 변동 상황을 알려주는지, 보여주는 환율이 국정환율인지 시장환율인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밖에 앱 내에 이용자들을 위한 Q&A 게시판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도움말에는 “강성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서로 알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자료열람을 진행하면서 추천, 반대, 신고를 진행할 수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 중 발생한 불편 사항에 대한 문의가 예시로 나와 있었다. 다만 앱 이용자들이 실제 이 공간에서 활발히 의견을 주고받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성이동통신2.0 앱 화면. 접근이 가능한 외부 사이트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아울러 이 앱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평양 ▲아리랑 ▲만물상 ▲원격교육 ▲광흥 ▲내나라 등 몇몇 홈페이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 만물상과 광흥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고려이동통신1.0

북한의 또 다른 통신사인 ‘고려’ 역시 전용 앱 ‘고려이동통신 1.0’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앱을 실행하면 가장 먼저 “고려이동통신 봉사(서비스)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과 다매체 열람 봉사, 홈페지 열람 봉사, 자료통신 봉사 등 봉사내용들에 대한 소개와 해당 봉사 가입 및 탈퇴를 진행할 수 있다”는 문구와 ‘체오기술합작회사’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체오는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과 북한의 조선체신회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무선통신업체로 알려져 있다.

고려이동통신1.0 앱 화면. 가입 시 각종 개인정보와 얼굴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앱의 메인화면에는 기업소개, 제품소개 메뉴뿐만 아니라 ▲명의변경 서비스 ▲요금 서비스 ▲자료통신 서비스 ▲분실신청 서비스 ▲통보문 관련 서비스 ▲호출 관련 서비스 등 휴대전화 이용 시 필요한 메뉴들이 나타나는데, 기능 면에서 강성이동통신2.0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이동통신1.0 역시 가입하려면 마찬가지로 이름·성별·생년월일·직장직위·집주소·시민증 번호 등 개인정보와 식별할 수 있는 얼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고려이동통신1.0 앱 화면. 도움말에 여러 가지 앱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한편, 앱 도움말에 나와 있는 특징에는 “3세대 이동통신망에 연결되는 외부 홈페지들을 실시간적으로 보여주는 체계”라는 안내 문구가 포함돼 있었을 뿐, 최근 상용화된 것으로 알려진 4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특별히 앱 도움말에 국가망 홈페이지를 ‘10[.]30.99.87’로, 이동망 홈페이지를 ‘193[.]10.0.10’으로 안내하고 있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북한은 국가컴퓨터망(유선, 국가망), 3G 자료통신망(무선, 3G망), 미래망(무선, Wi-Fi망)을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어 이용자들에게 망에 따른 주소를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