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주항공구락부가 예년보다 10여 일 앞당겨 가을 낙하산 훈련을 시작하면서 신의주 일대 주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최근에는 육로 완전 단절을 선언한 당국의 대내외적 행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신의주항공구락부가 지난 13일부터 낙하산 훈련에 들어갔다”며 “일반적으로 벼 수확 후 논바닥이 다 정리되면 훈련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훈련 시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졌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신의주 시내에서 토성리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차단되면서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신속 대응 훈련 강령’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훈련 강령에는 ▲민간 항공기를 활용한 신속 침투 및 지상 통제 능력 강화 ▲유사시 도로 차단 상황에서 주민 통제 및 대응 절차 숙지 ▲항공과 지상을 통합한 민방위 작전 수행 능력 평가 등이 포함돼 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올해 훈련이 예년보다 빨라진 것이 최근 정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며 “요란한 직승기(헬리콥터) 소리가 머리 위에서 계속 들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낙하산을 지켜보면서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북한은 한국에서 보낸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면서 주민들의 적개심을 고취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또 이의 연장선상에서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의미의 남북 연결도로 폭파 사실을 보도하며 “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와 적대세력들의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말미암아 예측 불능의 전쟁 접경에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안보환경으로부터 출발한 필연적이며 합법적인 조치”라고 밝히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렇듯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때 이른 낙하산 훈련이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훈련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 시중에 떠도는 전쟁에 대한 극단적인 소문과 어우러져 속 시끄럽게 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말겠지 하다가도 진짜 전쟁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심란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된 신의주항공구락부의 낙하산 훈련이 정례적 훈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주민들의 의구심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 일각에서는 긴장감을 끌어올려 경제난에 더해 수해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고 내부를 결속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의도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그냥 국가가 다른 생각 못 하도록 보여주기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