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조선소 보위대원 애인에 총 겨눠…주민 사회 ‘충격’

출근 시간 조선소 정문 앞에서 사건 발생해 다수가 현장 목격…지금도 현지 분위기 흉흉

평안북도 신의주 국경 일대의 북한 군인들이 총기를 어깨에 걸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데일리NK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의 보위대원이 발사한 실탄에 여자친구가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는 전언이다.

14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 2일 신포조선소에서 보위대원으로 일하는 30대 남성이 같은 기업소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자친구에게 총을 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발단은 두 사람의 말다툼이었다. B씨가 몰래 다른 남성과 선을 본 사실을 A씨가 알게 되면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2년 동안 연애한 두 사람은 앞서 결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학력이나 출신 배경 등의 차이로 각자의 부모에게 상대방을 인사시키지도 못한 상태였다. 실제 B씨는 신포수산대학을 나왔으나 A씨는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출신 배경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B씨가 부모가 소개한 다른 남성과 선을 본 사실을 알고 B씨에게 연락했으나 만남을 거절당했고, 이에 2일 오전 8시경 신포조선소 정문 앞에서 B씨가 출근하기를 기다리다가 그가 나타나자 막아 세웠다.

A씨는 B씨를 보자마자 무작정 붙잡아 다른 장소로 끌고 가려 했다. 그러나 B씨가 이에 응하지 않으며 A씨를 뿌리쳤고, 결국 두 사람은 많은 사람이 출근을 위해 지나는 신포조선소 정문 앞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최근 선을 본 남성이 정치대학 출신에 안전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모든 조건이 훨씬 좋다며 A씨의 자존심을 긁는 발언으로 이별을 시사했다.

이에 A씨는 충동적으로 소지하고 있던 총을 B씨에게 겨눴다.

B씨는 사건 발생 직후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신포시 안전부는 첫발에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된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포조선소는 북한의 잠수함 건조 기지 중 하나로, 이곳의 보위대원들은 공탄 1발과 실탄 2발을 소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규정상 첫발은 공포탄을, 그다음부터는 실탄을 발사하게 돼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안전부는 신포조선소 보위대장까지 소환해 보위대원들의 총기 관련 규정 이행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편, 현재 신포시 안전부 예심과 구류장에 구금돼 있는 A씨는 살인죄로 최소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소식통은 “출근 시간이라 많은 사람이 사건의 모든 과정을 목격했다”며 “충격적인 사건에 지금까지도 신포조선소는 물론 신포시 주민 사회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