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의 국내산과 수입산 과일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어려운 주머니 사정에 과일을 구매 후순위로 미루고 있어 장마당 과일 상인들의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는 전언이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 장마당에 사과, 배, 포도 등 다양한 종류의 국내산과 중국에서 들어온 수입산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국내산, 수입산 과일 가격이 모두 전달보다 낮아졌는데도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장사꾼들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현재 혜산시 장마당 과일 매대에는 배, 사과, 포도 등의 과일이 올라오고 있고, 철을 맞은 만큼 맛과 품질도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더욱이 과일 가격은 지난달에 비해 저렴해졌는데, 이중 특히 포도 값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9일 기준 국내산 배, 사과, 포도는 1kg당 각각 6500원, 9000원, 3만원에 팔리고 있다. 배와 사과는 지난달보다 각각 1000원, 포도는 5000원 내린 가격이다.
또 중국에서 수입된 배, 사과는 지난달보다 500원 내려 1kg당 6000원, 9000원에, 포도는 지난달보다 3000원 내린 3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과일값이 떨어진 원인에 대해 소식통은 “다른 때보다 많은 양의 과일이 내륙지역에서 일주일에 2~3번씩 (국경 지역으로) 들어오고 있고, 수입산 과일도 제철을 맞아 내린 가격으로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장마당의 과일 가격이 내렸지만, 주민들의 구매력이 워낙 낮아진 탓에 잘 팔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장마당 매대에 올라온 과일들의 향이 발걸음을 멈추게 할 정도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한 주민들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라며 “배 1kg 가격이 쌀 1kg 가격과 맞먹는데, 당장 끼니 해결이 시급한 주민들이 쌀을 제쳐두고 과일을 사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장마당의 과일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장마당에서 과일을 파는 한 50대 주민은 “장사를 하면서 벌이가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안 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장마당 장사에 먹고사는 문제가 달려있는데 지금처럼 100원 벌기도 어려우면 앞으로 어떻게 가족을 먹여 살릴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라 밤잠도 설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장마당 상인 30대 주민은 “남새(채소)를 팔면서 과일도 같이 팔려고 넘겨받았는데 일주일째 사과 한 알 팔았다”면서 “내년은 굶어 죽는 해가 될 거라는 소문이 도는 데 괜한 소문이 아닌 것 같다. 막막하기만 이런 생활이 끝나는 날이 과연 올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