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제강소 종업원 살림집 이용 조사 중…주거 해결 목적?

9월 말까지 조사하고 성진제강소와 관련 없는 주민들은 퇴거 조치한다는 방침…대혼란 에상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노동자구의 살림집들.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김책시에 있는 성진제강연합기업소(이하 성진제강소)가 종업원들의 살림집 이용에 관해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성진제강소가 종업원들에게 공급한 살림집을 종업원들이 진짜 사용하고 있는지 가리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기 위해 전면적인 살림집 사용 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8월부터 시작된 조사는 이달 말까지로 계획됐는데 향후 이에 따른 복잡한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성진제강소와 전혀 관련이 없는 주민들이 제강소에서 공급한 살림집을 점유하고 있는 경우를 파악해 살림집을 비우도록 하고 새로운 성진제강소 종업원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성진제강소 종업원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특히 성진제강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현재 제강소에 근무하고 있는 종업원들의 퇴직 후 살림집 이용 가능 여부도 따져볼 작정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성진제강소에서 공급한 살림집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퇴직한 뒤에도 해당 집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경우, 아들이 성진제강소에 다니지 않을 경우 그 집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성진제강소와 관련 없는 주민들이 성진제강소 종업원들 몫으로 돼 있는 살림집에 사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현재 성진제강소는 철저한 살림집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본격적으로 후속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오래전부터 질서가 무너진 제강소 살림집 문제를 갑작스럽게 조처하는 것은 현재 살림집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크나큰 반감을 살 수 있는 문제라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제강소 종업원이 살림집을 배정받아 살다가 퇴직 또는 사망해도 남겨진 가족이 제강소에서 일하지 않아도 그 집에 계속 살고 집도 그 가족의 소유로 됐는데, 갑자기 제강소와 관련이 없다며 퇴거시킨다면 이는 주민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처사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집을 사고파는 행위가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돼 많은 주민이 사정과 조건에 따라 살던 집을 웃돈을 받고 팔아 더 큰 집이나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기기도 하는데, 제강소가 이를 통제할 순 없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상황이 이렇지만 성진제강소는 김장전투 전까지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종업원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밀어붙여 집이 없는 종업원들이 새로운 주거 환경에 안착해 김장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