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지역의 수해 복구 건설 여파로 여객 열차 이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암표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차표 국정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데, 암표는 이에 두 배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27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발생한 수해로 평안북도 신의주와 의주 지역에 돌격대 등 건설 인력들이 대거 몰려든 가운데, 인원 교대나 부상 등 개별적인 사정으로 신의주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열차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소식통은 “열차는 여전히 비교적 저렴한 이동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수입이 별로 없는 주민들이 개인 벌이차보다 비용이 눅은(싼) 열차 이용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본보의 취재 결과 현재 신의주에서 평양까지의 여객 열차표 국정 가격은 어른 기준 ▲일반칸 3만 2000원 ▲상급칸 5만 3900원 ▲침대칸 하단 14만 500원으로, 북한 시장에서 쌀 1kg이 6000원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는 것에 비하면 절대 싸지 않은 가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차표 수요가 급증한 상황을 악용해 철도역 관계자들이 열차표를 빼돌려 암표로 거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신의주~평양 일반칸 암표는 최소 6만원, 상급칸 암표는 13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개인 벌이차를 이용하면 또 야매차표(암표) 비용에서 두 배가량이 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열차표 국정 가격에 웃돈을 더 얹어서라도 구매하려고 한다”며 “이런 야매차표 문제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역 관계자들은 이런 뒷거래라도 해서 수입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근절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일반 장사꾼도 아니고 피해복구를 위해 온 돌격대원들에게마저 비싼 가격으로 암표를 팔다 보니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그 과정에 실랑이가 벌어지거나 싸움까지 일어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현재 신의주에서 출발하는 여객 열차들은 매우 불규칙하게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역전에는 신의주발 평양행 열차가 하루 3회 오전과 오후, 늦은 밤에 출발하는 것으로 안내돼 있지만, 실제로는 하루 1회 운행도 겨우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또 신의주~희천(자강도) 여객 열차는 하루 1회 운행한다고 돼 있으나 3~5일에 한 번 운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이밖에 같은 평안북도 내에서 운행되는 신의주~정주 구간 통근 열차 역시 불규칙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이렇게 열차 운행이 불규칙적이고 연착이 잦음에도 주민들은 시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한다”면서 “열차가 연착돼도 좋고 야매여도 좋으니 열차를 마음껏 탈 수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여기(북한) 주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