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 주변으로 몰려드는 北 주민들…사금 채취도 활발

탄광지구 주민들도 돈벌이 위해 탄광 대신 금광 출근…코로나 때 자취 감춘 '금잡이'도 기지개

압록강변에서 사금을 채취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사진=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快手) 화면캡처

최근 북한 주민들이 금광에 몰려가 잡일을 하고 돈을 벌거나 사금을 채취하는 일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위 ‘돈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주민들이 금광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4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안북도 주민들은 금 채취나 금광 가공 작업을 통해 돈벌이를 하기 위해 운산군이나 박천군으로 향하고 있다.

운산군과 박천군은 중앙당, 호위국 등 권력 기관이 운영하는 금광들이 위치해 있으며, 강과 하천에서 사금이 나는 곳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의 금 수출이 축소되면서 북한 내 금 채취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더욱이 북한 당국의 개인 금 매매 강력 단속으로 주민들의 사금 채취 활동도 위축된 바 있다.

지금도 개인의 금 채취와 매매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돼 당국의 강력한 통제를 받지만, 주민들은 단속기관에 뇌물을 바치면서 돈이 되는 사금 채취에 나서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단속기관 일꾼들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뇌물을 받고 개인의 사금 채취를 용인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근 탄광지구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최근 탄광 대신 금광으로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탄광은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배급이 끊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배급이 밀리거나 가족의 몫은 제외하고 본인 배급만 나오는 일이 많아져 탄광지구 주민들의 생계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탄광지구 주민들도 8·3(직장에 일정 금액을 상납하고 출근하지 않는 행위) 형태로 금광에 몰려가 일을 하고 있다.

소식통은 “탄광기업소들도 ‘8·3벌이’로 돈을 상납할 노동자가 필요하고, 노동자들은 금광에 가서 각자 돈을 벌 수 있으니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금판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탄광지구 주민들은 금광에서 광석을 나르거나 금광석을 작게 분쇄하는 등의 작업을 하며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인이 채취한 금을 사거나 파는 금 매매업자, 일명 ‘금잡이’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시기 금 매매를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금 매매업자들이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금 채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금 매매업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금잡이들이 금을 사가기 때문에 금광에 가서 일하다가도 어떻게든 광석을 빼돌려 뒷주머니에 채우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여러 가지로 금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다시 활기를 띠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