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혜산서 국가밀수 재개…한숨 돌린 무역회사들

무역회사들, 곧바로 수출입 준비 돌입…수단껏 돈 마련해 수출품 추가로 사들이기도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혜산시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국가밀수가 지난 25일부터 재개돼 무역회사들이 재빠르게 수출입 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무역회사들은 예상치 않게 국가밀수 차단 기일이 길어지면서 사놓은 물건을 빨리 뽑지 못해 안달이었는데 지난 25일부터 국가밀수가 재개돼 한숨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혜산시 국경 일대에서의 국가밀수는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삼지연시 방문을 계기로 차단됐다가 장마철 폭우로 인해 압록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재개 시점이 계속 미뤄져 왔다.

이에 수출할 상품을 사놓고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거나, 중국에서 상품을 사놓고 들여오지 못한 무역회사들이 속앓이를 하면서 국가밀수가 재개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러다 최근 양강도 인민위원회 무역관리국에 ‘25일부터 국가 밀수를 재개하라’는 내각 대외경제성의 지시가 내려졌고, 이 같은 지시는 혜산시 인민위원회 무역 담당 부서를 통해 각 무역회사들에도 전달됐다는 전언이다.

무역회사들은 이 같은 지시에 반색하면서 곧바로 국가밀수 재개 준비에 나섰다. 일부 무역회사는 여기저기서 수단껏 돈을 마련해 수출품들을 추가로 사들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 재개로 수출품 수요가 증가하면 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역회사들이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일부 무역회사들은 밀수 차단이 풀린다는 지시를 받자마자 잣 등 밀수품 현물 확보에 발빠르게 나섰다”면서 “일부는 안면을 내세워 물건을 먼저 당기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혜산시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한 무역회사는 대금을 일주일 후에 갚아주기로 하고 다른 무역회사들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수출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라도 수출품을 확보하면 어쨌든 수익을 낼 수 있어 경쟁적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가밀수 재개 소식은 현재 혜산시 주민사회에도 다 퍼졌는데, 이를 접한 주민들 모두 반가워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소식통은 “수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현지에서 물건 작업을 하는 주민들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좋다”며 “특히 국가밀수가 활발해지면 장마당에도 수입품이 더 많이 유통돼 상인들 돈벌이가 조금씩이라도 늘어 모두 국가밀수에 재개된 것을 기뻐하면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국가밀수가 멈추면 주민들의 생활에도 큰 타격이 있다”며 “나라에서는 무슨 일만 생기면 주민들의 생계 줄이 달린 국가밀수를 자꾸 제한하고 걸고 드는데, 그럴수록 주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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